도민들은 미완으로 끝난 동학혁명으로 패배주의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제강점때 수탈현장으로 변한 전북은 광복후 정부수립 과정에서 걸출한 정치지도자를 많이 배출, 한국정치의 중심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18년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동안 산업화에 소외되면서 발전이 더디었다. 서울의 봄을 맞는듯 싶었지만 또다시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출현으로 전북은 국가산업화 전략에서 완전 배제,낙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지금 전북은 어떠한가. 문민정부가 출현했지만 아직도 농업위주의 경제체계가 지속돼 GRDP가 전국 최하위로 쳐져 돈과 사람이 모이지 않는 곳이 되었다. 200만 도 인구가 햇빛 받은 설산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해마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진다. 노인인구가 40만으로 전국 3위를 달리면서 지역은 활력을 잃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인구소멸만 가속화 되었다.
이 같은 악조건하에서 지난달 28일 2036년 올림픽 국내후보지 선정때 전북이 골리앗 서울을 제치고 유치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모두가 서울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김관영 지사가 이끄는 전북 유치단은 끝까지 젖먹던 힘을 발휘,전북 유치를 이뤄냈다. 그 이면에는 도민들 성원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은 이미 88서울올림픽을 치른 노하우가 있고 각종 경기장 숙박시설이 완비돼 마치 전북이 대항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를바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괄목할만한 것은 김 관영 지사의 계산된 유치 전략이었다. 그간 개최도시마다 경기장 신설하는 데 막대한 돈이 투입되면서 대회 치른 후에 모두 빚더미에 앉아 있는 것을 감안, 리스크 분산을 위해 개최도시를 대구 광주 청주 충남 홍성 전남 고흥등과 연합해 서울대 비수도권으로 묶어서 분산 개최키로 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운 김 지사는 취임이후 줄곧 영국의 역사학자인 토인비의 역사발전은 도전과 응전으로 이뤄진다는 말을 원용,도전경선을 캐치플레이즈로 내걸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정을 이끈 게 주효했다.
2023년 새만금잼버리가 실패하면서 모두가 낙심하고 있었을 때 김 지사는 혼자서 2036년 올림픽 전북유치를 떠올리며 궁리를 해나갔던 것. 이후 2024년 전북대에서 한상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후 그 자신감으로 올림픽유치에 뛰어들었다. 그 때 정치권에서는 무슨 뜬금없는 짓이냐며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김 지사는 전북연구원 이남호 원장한테 논리개발과 추진전략을 지시했고 파리올림픽으로 날아가 이기흥 전 체육회장의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정강선 한국팀 단장과 맨투맨 전략으로 득표작업에 올인 49대 11로 승리를 견인했다 .
김앤장 출신답게 끝없는 도전으로 일궈낸 김 지사의 값진 성과는 도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패배주의를 떨쳐내는 전기를 마련했다. 앞으로 인도 등 만만치 않은 경쟁국과 피튀기는 싸움이 남아 있어 끝까지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격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