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황산 군사시설 공원화 적극 나서라

산 모습이 봉황을 닮았다는 김제 '황산(凰山)'은 해발 140m로 김제 시내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6.25 전쟁이 끝난 뒤 미군이 주둔하면서 서해안 방공포 기지 역할을 해왔다. 늦은밤 황산은 별빛처럼 반짝이는 조명불빛이 하나의 상징처럼 인식됐었1970년대 말께 미군이 철수한 후 국군이 주둔하다가 2008년엔 그마저도 철수한 뒤 지금까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돼 왔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곳은 무려 50여 년간 출입이 제한됐다. 2008년 공군 5포대 철수 이후에도 황산 정상은 여전히 통제돼 사실상 17년간 방치됐다. 지역주민들은 통제구역에서 풀어달라며 탄원서를 전달하는 등 오랫동안 읍소를 거듭했다. 급기야 2023년 12월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됐고 지난해 7월부터는 황산 군사시설 공원화를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용역까지 추진돼 시민들은 곧 황산 군사시설이 공원화가 될 것으로 믿었다. 국방부가 황산 일대 21만9152㎡(6만6293평)의 군사시설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한 것은 늦었지만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지역주민들은 마치 서울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가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하듯 황산도 금방 김제시민들의 휴식 및 힐링공간으로 개발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군부대 이전에 앞서 진행했던 지뢰제거 과정에서 6개의 지뢰가 유실된 것이 확인되면서 김제시의 황산 공원화 사업 추진에 급제동이 걸렸다. 유실된 지뢰 제거를 전제로 관할 부대에게 공원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부정적 반응만 확인되고 있다. 유실된 지뢰 제거를 한뒤 황산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관할 부대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꺼리고 있다. 관할 부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럴거면 국방부는 과연 무엇때문에 황산 군사시설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가 완화 조치를 취한 것은 이를 하루빨리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추진과정에 대두된 문제 해결을 위해 무슨 수를 쓰든 빨리 방법을 찾는게 현명한 태도다. 오랫동안 방치돼 온 김제 황산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또다시 차일피일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면 과연 그게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지뢰 제거 문제에 대해 군부대가 신속하면서도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려면 국방부가 나서야 한다. 국방부의 전향적인 해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