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가 역사 제대로 인식하도록 역사교육 강화해야"

임실출신 민족대표 박준승 선생 추모 학술강연 토론회 내용은
나종우 "광복 80주년, 국가 발전 여정 돌아보고 내일 설계해야"
윤상원 "일제강점기 도내 곳곳 항일 비밀 결사운동 지속적 전개"
위병기 "임실과 같은 소규모 농촌서 독립만세운동 전개 뜻깊어"

지난 14일 임실문화원에서 열린 3.1만세운동 106주년기념 박준승 선생 추모문화행사 및 학술강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3.1만세운동 106주년을 기념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후손에게 계승하기 위한 ‘학술강연 토론회’ 지난 14일 임실문화원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이날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와 전북대 윤상원 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과 위병기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의 토론 내용이다.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  /조현욱 기자

△나종우 원광대 명예교수 '광복 80주년의 현재적 의미'

올해 2025년은 을사년이다. 120년 전 을사년에는 국권을 상실하고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는 계기가 된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해방 이전 우리나라 근대사의 역사적 사명은 민족국가의 형성과 근대사회의 건설에 있었다. 당시 우리민족은 이러한 역사적 사명을 수행할 민주적 전통과 민족적 기반이 결여된 상태였다. 봉건적 모순을 극복하고 근대사의 발전을 추진할 주체세력이 구축되지 못한 것이다. 독립협회도 맹렬한 민권운동과 자주운동을 전개했으나 대중을 근대화의 대열에 동원하지는 못했다. 갑오동학농민혁명과 같은 반봉건, 반침략의 민족적 의거도 보수세력과 개화세력에 영합치 못했고 외세의 간섭으로 와해됐다. 해방 후 한반도는 남북으로 갈리게 되면서 우리 민족은 공산과 민주세력으로 나뉘었다. 오늘날 광복의 의미는 과거의 해방을 기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전의 여정을 되돌아 보고 미래 설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광복의 가치를 확실하게 짚어주고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윤상원 전북대 교수.   /조현욱 기자 

△윤상원 전북대 교수 '3.1만세운동 이후의 전북지역 독립운동'

1920년대 대중운동은 3.1운동을 기점으로 삼아 전민족적, 전민중적 봉기로 도내 곳곳에서도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중요한 점은 만세를 부른 개개인에게 민족공동체라는 사실을 각인시켰고 새로운 세대의 독립운동가들을 배출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3.1운동 이후 도내 곳곳에서는 38개의 청년단체가 결성, 계몽운동으로 시작됐으며 차츰 사회주의 영향으로 노동과 농민운동 등이 거세게 퍼져 나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1927년에 설립된 신간회는 일제강점기 국내 최대의 단일 민족운동 조직체로서 전국 142개의 지회와 최대 4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으로 구성됐다. 1929년 광주학생운동으로 인해 전국 학교에서는 비밀결사조직을 결성, 전주와 군산, 정읍 등지에서도 활발한 반일운동이 펼쳐졌다. 1937년 일제는 중일전쟁을 일으켰으며 우리 민족에 대한 착취와 탄압은 극에 달해 조직적 대규모 항일투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종교 계통과 학생층으로 구성된 17개 항일비밀결사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비밀결사단체들의 활동 목적은 조선인의 자각과 민족의식 고취, 조선문화 향상 등이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조현욱 기자

△위병기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3.1운동의 의미와 우리의 자세'

중국 난징에는 1937년 난징대학살을 기록한 상징물이 있다.  당시 1개월에 걸쳐 매일 1만명씩 학살이 벌어졌으며 심지어 일본군은 '중국인 목베기 대회'(당시 마이니치신문 보도)도 진행했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워 주는 상징물이다. 조선이 건국된 이후 임금과 집권층의 무능 및 부패로 인해 1592년 임진왜란을 불러왔고 이는 조선의 국토 황폐화와 민족 자괴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럼에도 반성하지 못한 조선은 이후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등으로 국력이 쇠퇴했으며 구한말에는 급기야 경술국치를 맞게 되는 비극을 초래했다. 임실지역에서는 이석용 의병장과 28의사를 비롯하여 3.1운동 민족대표 박준승 선생과 오수보통학교 3.10만세운동 등이 벌어졌다. 소규모 농촌지역에서 거세게 번진 3.1운동은 이후 우리 민족의 저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작용했고 오늘날 부국강병을 구축하여 선진국가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