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두드리면 쳐다는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주 시내버스 기사들의 폭력적인 운행행태로 인해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내버스 기사 41%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제공해 민원을 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시 반월동에 사는 권기혁(66) 씨는 지난 5일 부인과 함께 시내버스를 타려다 큰 화를 느꼈다. 권 씨는 정류장에 서 있는 시내버스를 보고 버스를 타기 위해 부인과 달려갔다. 그러나 버스는 출입문을 닫고 있었고, 권 씨가 열어달라고 문을 두드렸지만, 버스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당시 적색 신호였던 신호를 위반하면서까지 떠나갔다는 것이다.
권 씨는 “버스가 아직 출발을 안 한 상태에서 문을 두드렸는데 탑승객을 못 본 체하고 그냥 떠나는 것이 맞냐”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신호위반 등을 다 찍어놨다. 가뜩이나 버스가 적은 지역이라 한 번 떠나면 타기가 힘든데 요즘 시내버스 기사들이 난폭운전은 물론이고 경적을 울리지 않아도 되는데 울리거나, 급정거가 심해졌다 BRT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일단 버스기사가 친절해야 시민들이 버스를 탈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 권 씨 뿐만 아니라 올해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시내버스 기사의 ‘난폭운전’, ‘폭언’, ‘승차거부’, ‘결행’, ‘욕설’ 등 각종 민원성 글이 다수 게재된 상태다.
9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시내버스 기사는 총 3031명이다. 전주시는 6개월마다 민원이 접수되지 않은 시내버스 기사에게 1회 20만 원씩 1년에 총 40만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인센티브는 각종 시민 불편 민원이 접수되자 시가 이를 줄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인센티브를 받은 시내버스 기사는 전체의 59%에 불과했다. 전체의 41%(약 1200명)가 난폭운전, 결행, 욕설, 교통사고, 승차거부 등의 민원이 접수돼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1796건으로 이 중 1019건이 실제 위반으로 적발됐다. 위반이 확인되면 시내버스 기사는 회사 측이 제공하는 월수당 10만 원가량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도 시내버스 체질개선을 추진하고 싶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시내버스 기사를 모아 친절 및 안전교육 등을 했지만 올해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노조 측에도 이런 민원에 대해 협조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노조 측도 조금 난감해 하는 상황이다. 저도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기사님들에게 급정거 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교육 등을 받을 때는 개선이 됐다가 다시 자기의 습관으로 운전을 하시는 분이 많아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합교육 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친환경버스로 바뀌면서 급출발이나 급정에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