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판화세상"…전주현대미술관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板刻) 여정'

전주현대미술관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여정, 4월 29일까지
"전국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이 창작의 원천"
'산의 노래', '꽃비 2015' 등 판화작품 32점 전시

11일 오후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여정'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김준권 판화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은 기자  

 

전주현대미술관 JeMA 전시장이 부산했다. 김준권(69) 판화가의 그림을 넉넉하게 품은 전시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11일 늦은 오후에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유대수 판화가, 박종렬 기린미술관 대표, 양청문 서각가 등 20여 명의 관람객들이 현장을 찾았다.

곧바로 다음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일찍 자리를 떠야 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잰걸음으로 작품을 둘러보다 아쉬웠는지 전시장에서 한참을 머물다 발걸음을 돌렸다.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板刻)여정’의 풍경 한 컷이다. 

11일 오후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여정' 작가와의 대화가 열렸다. 사진=박은 기자 

김준권 판화가의 40년 창작여정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산의 노래’, ‘꽃비 2015’, ‘숲에서’ 등 미발표 작품 32점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땅과 이웃들의 풍경을 대작 중심으로 선보여 온 작가는 이번에는 작품 크기를 다양하게 선별해 전시한다. 

80년대부터 시작된 그의 창작 여정은 항상 반짝였다. 작업은 힘겨웠지만 힘이 들수록 작품은 빛났다. 먹의 농담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한 판에 5~6번씩 먹을 덧칠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준권 판화가. 사진=박은 기자 

고행에 가까운 작업 끝에 ‘산운’, ‘이산~저산’ 과 같은 작품이 우리 앞에 놓였다. 작가는 작품의 스밈과 미감을 살리기 위해 직접 안료를 발색하고, 종이를 선별하는 등의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돌아보니 그의 작업에 미술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있었다. 하나의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해 온 예술정신이 한국 판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한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김준권 판화가의 판화는 동양화‧서양화‧문인화 기법 등 다양한 장르를 내포하고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며 “(붓으로 그린) 그림보다도 정교하게 보이는데,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김준권 작가는 “전업 판화가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이 창작의 원천이었다"며 “현장을 가슴에 담아 작업실에서 되새김하여 그려낸 풍경들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에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 규모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2025 봄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板刻)여정'은 오는 29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진행된다.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