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 만해도 황무지와 다름없던 군산 수송동은 택지개발과 함께 대단위 아파트 및 대형마트‧상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지역 최대 중심지로 성장했다.
이 같은 변화에 힘입어 이곳 인구가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금융기관 및 병‧의원, 패션 매장‧음식점 등이 앞 다퉈 입점하면서 거대 상권 형성 및 상가 분양도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현재 이곳에 들어선 상가 및 건물만도 7~8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흥 도시로 떠오른 조촌동 역시, 페이퍼코리아 자리에 디오션시티가 조성되면서 대규모 공동주택 입주및 대형 쇼핑몰 입점 등으로 몇 년 째 최고 상품지역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군산지역에서 가장 핫(hot)한 두 지역에 빈 점포가 증가하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들 일대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심상치 않게 상승하며 지역 상권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군산시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송·조촌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2.9%로, 2024년 4분기(21.7%)보다 1.2%p나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14.9%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분기 사이 무려 8%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하면 상가 100곳 중 약 23곳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실제 수송동 일대 상당수 건물마다 임대문의를 안내하는 광고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핵심이 되는 롯데마트 주변 건물들 중에서도 새 주인을 기다리는 빈 점포들이 여럿 확인되기도 했다. 이는 불과 2~3년 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상권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임대를 내놔도 쉽게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원인은 경기 침체와 함께 비싼 임차료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가 좀 나빠도 소형 상가는 비교적 부담이 덜해 감당할 수 있지만 중대형 매장은 높은 임대료 탓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폐업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지역 주요 상권의 공실률이 증가하자 군산시가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최근 일자리경제과를 비롯한 8개 관련 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상가 공실률 해소를 위한 첫 대책 회의를 열고 공실 문제의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서 공실률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인구 감소와 높은 임대료가 지목됐다. 또한 대응 방안으로는 △공공 임대 상가 조성 △청년 창업 지원 △예술 활동 공간으로의 전환 등 유휴 공간 활용 방안이 제안됐다.
시 관계자는 “상가 공실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사안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활력과 직결된 문제”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