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올해 대선과 차기 정부에서 전북 자동차산업의 명운을 걸고 관련 산업의 재건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략적인 대응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은 공약사업에 전북 자동차산업에 대한 청사진은 없는 실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울산광역시를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밝혀 전북과는 비교가 됐다.
15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등 완성차 제조사 4곳과 자동차 부품기업 567곳이 밀집해 있다.
도에서 집계한 업계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중대형 상용차의 97%를 전북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관련 종사자만 1만 9000여명으로 전국 대비 5.5%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경제 지표를 보면 전북 자동차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가 공개한 지난 3월 기준 전북 자동차 수출액은 5478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감소했다. 전북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2272만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3.3% 감소했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둔화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의 여파로 도내 기업현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전북자동차산업은 지난 2018년 GM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일로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경우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당시 생산력이 연간 6만대 규모로 기아차 광주공장과 같았지만 28년이 지난 현재 광주공장은 연간 60만대, 전주공장은 4만대로 10배 넘게 차이가 나고 있다.
더군다나 GM의 승용차 생산 부문 철수 이후 남게 된 도내 상용차 생산 부문은 국내외 시장이 크지 않아 지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지탱하기엔 녹록지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전북 자동차산업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산업 육성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도와 국가 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최근 불어 닥친 미국의 고율 관세 타격을 입게 된 자동차 부품 기업 등 산업 전반에 유동성 자금으로 426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부산, 울산 등 이른바 부울경의 유관기관까지 포함한 연합체를 이뤄 자동차산업 육성위원회까지 발족한 상태다.
이에 도에서도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도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중심 구조로 구성돼 있는 도내 자동차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면서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장차 부문을 주력으로 삼아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전략을 실행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전북 자동차산업 육성 방안이 다른 신산업에 밀려 아예 후순위로 밀려난 것은 아니”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차기 정부를 통해 친환경차 중심의 산업 전환과 판로 다변화 등 지원 정책을 발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