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FC가 K리그1 1위에 한발짝 다가섰다. 지난 3월 초 8위에서 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온 전북은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에 성공하면서 지난 시즌 창단 30년 만에 강등권까지 추락하는 등 성적 부진의 아픔은 잊고 다시 K리그 전통 명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전북은 17일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에서 FC안양을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이겼다. 지난 14라운드 광주FC 경기에 이어 다시 한번 전진우의 선제골과 송범근의 선방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8승 4무 2패 승점 28로 현재 K리그1 1위인 대전과 동률이 됐지만 득점 차에 밀려 2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전북과 대전은 각각 득점 20, 21점 1골 차가 됐다. K리그는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전반 11분 전북 전진우가 골대 앞에 있던 송민규에게, 송민규가 반대쪽으로 온 전진우에게 패스해 주면서 선제골이 들어갔다. 전진우의 시즌 9호 골이다. 대전하나시티즌 주민규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린 전진우는 1골 차이지만 단독 선두를 달리게 됐다.
전반 31분 전북 송민규가 오른발 슈팅을 날려 보면서 포물선을 그렸지만 아쉽게 안양의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35분 전진우는 포옛 황태자를 넘어 전북 황태자가 됐다. 전진우가 콤파뇨에게 패스를 건넸지만 콤파뇨에게 걸리지 않았다. 김진규가 흘러나온 공을 빠르게 전진우에게 연결하면서 멀티골이 터졌다. 전진우는 30분도 안 지나서 전반에만 시즌 10호 골까지 만들어냈다.
전반은 2-0으로 끝났다.
후반 21분 전북 전진우가 박스 안 3명의 선수를 보고 크로스를 올려 봤으나 안양 김다솔에게 막혔다.
후반 시간이 흘러가면서 송범근의 선방쇼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안양 야고가 골대를 노리고 크로스를 올려 봤지만, 곧바로 토마스가 흘러나온 공을 발리슛으로 시도했다. 그러나 전북 송범근이 슈퍼 세이브(정말 막기 힘들거나 막는 게 불가능한 경우에 나오는 골키퍼 선방)를 보여 줬다. 이어 안양 마테우스가 박스 바깥에서 기회를 봤지만 또 송범근이 막아냈다.
후반 39분 전북 티아고가 유니폼을 잡아 당기는 안양 문성우를 힘으로 버텨내 치고 나갔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42분 안양 이민수가 세게 슛을 차 봤지만 송범근이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전북은 후반 43분 멀티골을 기록한 전진우를 빼고 센터백 연제운을 넣는 등 수비 벽을 더 단단히 세웠다.
안양은 숨쉴 틈 없이 공격해 봤지만 전북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추격 골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2-0으로 마무리됐다.
거스 포옛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잘 뛰어 줬고 전반전에 득점도 하고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두 골을 넣은 다음에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는 게 눈에 보였다. 우리가 두 골을 몰아 넣은 뒤 상대는 계속 밀어 붙였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대전과 동률이 된 것에 대해 "저희가 지금까지 갖고 온 포인트가 중요할 것 같다. 저희가 오랜 기간 무패를 이어가고 있는데 계속해서 일관되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 경기는 끝났고 이제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전진우는 첫 번째 골 춤 세리머니에 대해 "올해 몇 번 세리머니를 보여 줬는데 외국 선수들 추는 것 보고 연습 없이 한 번 해 봤다. 그런데 잘 못 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냥 동료들이 다들 최악이라고 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전주성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제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도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생각한다. 이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뽑히면 영광스럽고 안 뽑히면 다음 기회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