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계난에 시달리며 마지막 경제적 버팀목인 '노란우산공제'마저 해지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노란우산 대출과 폐업 건수는 늘고 있어 지역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도내 노란우산공제 해지 건수는 724건으로 해지 공제금이 58억 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737건, 51억)보다 해지 건수는 미세하게 줄었으나, 공제금 지급액은 13.7%(7억 원)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919건·48억)과 2021년(1098건·56억) 전체 해약 건수에 육박하는 규모다.
노란우산공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나 은퇴 후 생활 안정을 위해 마련된 일종의 퇴직금 제도다. 임금노동자에게 퇴직금이 있듯이, 자영업자들에게는 노란우산공제가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채권자가 압류할 수 없어 사업 실패 시에도 최소한의 생계 유지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올해 4월 기준 전북 지역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1454건(195억)이다. 5년 전인 2020년(2399건, 203억) 전체와 비교해도 4개월간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2020년 전체의 96%에 이른다.
2년 연속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에도 높은 수준이다. 2023년 4월에는 1344건(149억 원), 2024년 4월에는 1432건(178억 원)이었다.
노란우산공제 대출 건수와 금액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도별로는 2020년 6136억 원(743억), 2021년 9425건(1152억), 2022년 1만 2280건(1552억), 2023년 1만 7252건(2214억), 2024년 1만 9849건(2789억) 등으로 증가세다.
올해 4월 기준 대출 건수는 7254건(1047억 원)에 이른다. 전년 같은 기간(6553건)보다 10.7% 늘었고, 대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878억 원) 보다 19.2% 상승한 수치다. 2023년 4월(대출 건수 5467건·대출 금액 684억)과 비교하면 대출 건수는 32.6%, 대출 금액은 53.0% 증가했다.
이는 소상공인들이 노란우산공제에 납입한 부금 내에서 대출을 받아 당장의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고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율로 자금을 융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승종 중기중앙회 전북본부장은 "고령화 등의 문제도 있지만, 노란우산공제 해약의 대다수는 경영 어려움으로 목돈이라도 찾아쓰려는 절박한 상황에서 이뤄진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