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춘향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주일간 이어진 축제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화려한 축제 현장 이면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묵묵히 헌신한 이들이 있다.
올해 춘향제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밤낮없이 분주한 일정을 보낸 강탁원(47) 남원시 관광축제팀장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실무 전반을 꼼꼼히 챙기며 축제 완성도를 높였다.
강 팀장은 지난 1931년 최봉선 선생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낸 ‘춘향제향’이 유래가 된 춘향제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했다.
그는 “춘향제의 가장 큰 매력은 지역 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점”이라며 “춘향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살아있는 전통문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춘향제의 백미로 손꼽힌 ‘발광난장 대동길놀이’에는 남원시 23개 읍·면·동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축제의 흥을 더했고, 남원 시민 300명이 함께한 대규모 합창단 공연은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강 팀장은 “야외 행사가 많은 만큼 날씨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더 끈끈해진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농번기로 한창 바쁜 시기에 시민주도형 축제인 춘향제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도움을 주신 시민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동길놀이가 열린 4일 중 3일이나 비가 내렸지만, 참여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끝까지 즐거움이 가득했다”며 “날씨 탓에 축소 운영하려 했지만, 두 달 넘게 준비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에 오히려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조율하느라 더 바빴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전통의 깊이를 지키면서도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문객들의 ‘기분 좋은 소비’가 곧 ‘좋은 추억’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동선과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올해 춘향제는 글로벌 축제로 한걸음 도약했다는 평을 받는다.
95년 만에 첫 외국인 춘향이 탄생했고, 몽골·불가리아·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각국 공연단의 행사 참여는 축제에 국제적 색체를 더했다.
먹거리도 축제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올해는 4개 권역에 분산 배치된 푸드존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 푸드존은 11억 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생에 기여했다.
강 팀장은 “축제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쌓여야 가능하다”며 “저는 그저 연결고리를 만든 것뿐이고, 진짜 주역은 이 축제를 즐기고 지켜준 시민과 관광객, 봉사자분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