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미래포럼] 깨봉수학 조봉한 박사 “AI는 사람의 방식 자체를 바꾼다… 다음 세대 교육부터 달라져야”

AI가 바꾸는 건 직업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
초등 고학년이 AI 시대 첫 주자… ‘컴퓨팅 사고력’ 길러야

조봉한 박사가 AI시대 교육패러다임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과 일의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은 완전히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JB미래포럼(회장 이연택)이 22일 서울 서초구 전북특별자치도 장학숙 대강당에서 제46회 조찬세미나를 열고, AI교육 콘텐츠 플랫폼 ‘깨봉수학’으로 알려진 조봉한 박사를 초청해 ‘인공지능 따라잡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조 박사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AI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1세대 인공지능 전문가다. 금융권 IT 임원에서 교육 콘텐츠 기업 이쿠얼키㈜ 대표이사로 전환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AI는 단순한 보조기술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없애고 인간의 사고구조를 뒤집는 기술”이라며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나 문제풀이 방식은 곧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조 박사는 특히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연결해 결론을 도출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며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 이후 AI의 본질은 ‘사람을 뛰어넘는 판단과 실행’이라고 정의했다.

조 박사는 “AI는 소프트웨어 설계부터 테스트, 출시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며, 이로 인해 기획과 실행이라는 기존의 조직 중심 업무 패턴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조계와 의료계를 포함해 고도 전문직종부터 AI의 대체가 먼저 시작될 수 있다”며 “이미 의학 분야에선 로보틱스 기반 진단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봉한 박사. 

강연에선 AI 시대의 교육 방향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조 박사는 “AI는 기억과 암기라는 인간의 전통적 학습 방식이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컴퓨터가 다 외워주기 때문에 사람은 기록하고 전달하는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교육은 지금과 같은 지식 주입 방식에서 벗어나,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관계를 파악해 나가는 훈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 네이티브 세대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다. 조 박사는 “지금의 초등 고학년 학생들이 바로 AI 시대의 핵심 세대”라며 “이들에게는 기존의 문제풀이식 수학 교육이 아닌, 컴퓨팅 사고력과 개념 기반 탐구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깨봉수학’ 역시 수학을 도구 삼아 본질을 꿰뚫는 사고법을 가르치기 위한 실험이라고 덧붙였다.

AI의 산업적 응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박사는 “주식시장이나 뷰티 산업처럼 데이터가 몰리는 분야에선 AI가 더 유리하다”며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물론, 소비자 행동 예측까지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런 데이터 활용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법적 규제라는 복잡한 숙제가 따른다”고 짚었다.

끝으로 조 박사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동료로 받아들이고, 인간은 AI가 하지 못하는 감성적, 창의적 사고를 키워야 한다”며 “이것이 미래 교육과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포럼 회원들은 조 박사와 함께 교육 혁신, 산업 변화, 지역기업의 AI 적용 방안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