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피어난 이야기...부안 로컬브랜드 풍요일지 '본(本)' 기획전

부안 로컬브랜드 '풍요일지' 전시 '본(本) : Born' 7월 말까지
공간 기획부터 큐레이션 아트 디저트 제작까지 전 과정 주도

부안 로컬브랜드 풍요일지 내부 모습. 사진=풍요일지 제공 

 

부안의 로컬 브랜드 '풍요일지'가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기획한 전시 ‘본(本); Born’이 흙과 사람, 자연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간 기획부터 큐레이션 아트 디저트 제작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 풍요일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로컬 브랜드의 새로운 역할을 증명해냈다는 평가다. 

'풍요일지'는 지역의 사람, 자연, 문화를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전시와 음식, 오브제 등 다양한 형태로 풀어내는 로컬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번 전시 '본(本)’은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획 전시로 우리가 무엇에서 시작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지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판로를 확장하고 지역 자원의 문화적 활용 가능성을 실험해 '로컬 브랜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풍요일지에서 7월 말까지 본(本) : Born 전시를 진행한다. 포스터=풍요일지 제공  

전시에 참여한 도예가 김보정은 감각적인 그림체와 뛰어난 조형성을 갖춘 작품들을 출품해 공간을 꾸몄다. 곡선의 조화는 유지하면서도 문양과 기법, 크기를 달리한 작품들은 멀리서 볼 때 통일감을 가까이서 볼 땐 디테일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시 구성 또한 치밀하게 설계됐다. 하단에는 자연을 상징하는 흙을 중단에는 이끼와 흙으로 형상화한 탑을 올려 보여준다. 또 상단에는 공중에 떠 있는 청자를 배치해 입체적인 동선과 흐름을 완성했다. 입체 구조는 풍요일지가 직접 설계도를 제작해 작가들과 조율했고 현장에서 설치 감리까지 진행한 결과다. 

플랜테리어 작가 김예슬은 ‘본질의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거칠고 생생한 소재를 선택했다. 정돈된 아름다움 대신 생동하는 야생의 질감을 살려내기 위해 진짜 이끼와 자연석을 적극 활용했고, 풍요일지의 디렉션 아래 청자가 중심에 드러나도록 전체 구도를 조율했다.

전시의 상징적 작품 중 하나는 청자 컵케이크 '피우다'이다. 이 작품은 도예가 이종창과 풍요일지가 공동 개발한 오브제로 청자 항아리를 반으로 갈라 하단에 밤 티라미수를 담고 상단은 꽃을 꽂을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외형상으로는 하나의 완성된 청자 항아리처럼 보이지만 뚜겅을 열면 티라미수가 담겨 있는 반전으로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전시는 7월 말까지 풍요일지(부안군 변산면 격포로)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