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주에 독립출판을 사랑하는 이들의 눈이 쏠렸다.
올해 3회 차를 맞은 독립출판 북페어 ‘전주책쾌’가 막을 올리면서다. 도서 비수기인 여름이지만 92개의 독립출판사가 참여한 전주책쾌에는 개막 첫날에만 45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다만 예산이 줄면서 이전에 열렸을 때보다 체험 프로그램이 빈약해져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막 첫날부터 행사가 열리는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작당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작가들은 책을 사는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편집자들은 좋은 글귀나 독특한 굿즈를 나눠주며 독자를 불러 모았다. 특히 올해에는 독립출판사뿐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와 전북문화예술전문지 문화저널도 부스를 따로 배정받아 책과 굿즈를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부스 운영을 비롯해 미디어전시와 기획전시도 따로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목판 인쇄 체험과 깃발 만들기 체험, 책쾌 토크와 강연 등도 준비해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북페어는 독자와 작가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장이 됐다. 출판사 부스 곳곳에서 계획에 없던 독자와의 일대일 북 토크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508page 부스에서 만난 수민 작가는 프랑스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을 담은 여행 책을 수작업으로 완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작가가 직접 책의 의도와 제작 과정을 설명해주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수민 작가는 “책쾌에서는 단순히 책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 이상의 즐거움과 가치가 있다”며 “이곳을 찾는 분들은 독립출판에도 관심이 있고, 책 문화를 즐겁게 소비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편하게 보고 가세요, 천천히 보고 가세요”… 현장에서는 내내 다정함이 오갔다. 인파 속에서 혹여나 책을 읽지 못하고 지나치지 않을까 작가와 편집자는 독자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정성스레 만든 책을 보여주고 소개하는 작가와 편집자, 건네받은 책을 보고 듣고 넘겨보는 독자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밝았다.
광주에서 책쾌를 찾았다는 김수경씨는 “광주에서도 도서전은 열리지만, 책쾌 분위기와는 다르다”라며 “전시도 보고 책도 사고 체험도 할 수 있는 밀도 높은 자리인 것 같다”며 웃었다.
다만 빈약해진 체험프로그램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보다 예산이 줄면서 지난해 진행한 체험 프로그램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매년 전주 책쾌를 방문했다는 한 방문객은 “행사장이 협소하다 보니 올해는 1층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편하게 쉬었다”면서도 “다만 지난해에는 체험행사가 3~4개 이상으로 많았는데 올해는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