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 정대식 전 서울신문 이사 별세...‘전주고 7형제’스토리 맏형

8형제 중 7형제, 전주고 동문... 언론과 의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

故 정대식 전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본부장의 발인식이 이달 20일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온 故 정대식 전 서울신문•스포츠서울 본부장이 이달 1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전북 순창 출신인 고인은 ‘정론직필’의 언론정신을 실천하며 후배 언론인들에게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서울신문에서 이사직까지 오른 그는 스포츠서울 창간과 성장에도 중추적 역할을 하며, 언론의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고인은 8형제 중 맏형으로, ‘전주고 7형제’라는 특별한 가족사를 지닌 인물로 널리 회자된다. 고인의 집안은 언론과 의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명문가로 알려져 있다.

부친 故 정성봉 선생(1921년생)은 38세의 나이에 장수군수를 지냈던 관료로, ‘오곡(梧谷)’이라는 호로 활동한 서예가(전주 청묵회장)로도 이름을 남겼다. 서예와 음악 등 예술 전반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교육열을 바탕으로 자녀들을 모두 독립된 인격체로 길러냈다.

고 정대식 이사는 전주고 36회 졸업생으로, 대학 졸업 후 언론계에 투신해 정통 언론문화를 세우는 데 앞장섰다.

그의 뒤를 이은 형제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일궜다.

차남 정선식(전주고 37회 졸업)씨는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생물학 박사로 활동했으며, 3남 정경식(41회)씨는 대구가톨릭대 음대 학장을 역임한 음악가로 부친의 예술적 DNA를 이어받았다. 4남 故 정도식(44회)씨는 화가를 꿈꾸다 요절했으나, 미술에 대한 열정은 가족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5남 정남식(47회)씨는 연세대 의무부총장을 지낸 국내 최고의 심장의학 권위자로, 故 김대중 대통령의 주치의이기도 했다.

6남 정채식씨는 고교 입학 시기에 동일계 진학제가 시행되면서 전주고 입학 기회를 얻지 못해 전주 신흥고에 진학, 현재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7남 故 정우식(52회)씨는 금융계에서 국민은행 간부로 활약하다 지난해 작고했으며, 막내인 8남 정환식(54회)씨는 언론계에 진출해 KBS ‘가요톱10’ PD와 SBS 예능국장 등으로 활동하며 방송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고인의 형제들은 "우리 가족은 항상 검소함과 성실함을 삶의 지침으로 삼으며, ‘형제가 곧 스승이자 동반자’라는 신념 아래 서로를 응원해 왔다"며 "형제들은 가족 음악회와 예술 이야기를 공유하며 평생을 돈독하게 지내왔고, 그 모습은 시대를 관통한 가족의 교육서이자 인생서였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