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시대 전기사용 생태계 구축 확실히 하라

이재명 정부는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전환을 국정기조로 내세웠다. ‘AI 3대 강국’, ‘RE100 산단’, ‘100조원 AI투자계획을 밝혔고 이를 뒷받침할 AI미래기획수석을 대통령실에 신설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가늠케 한다.

문제는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말처럼 AI와 데이터 산업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전기 인프라를 어떻게 깔고 공급하느냐 하는 것이다.

전북은 전국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1(61%). 2032년까지 신규 태양광발전사업이 묶여 있을 정도다. 또 수상태양광(3GW) 해상풍력(4GW) 등 총 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도 조성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국정기획위는 전북을 비롯한 서남권을 'AI-에너지 선도지역'으로 설정했고,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배전과 전력계통의 효율성을 개혁하지 않으면 전북은 전기 식민지라는 비판만 받을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생산만 하고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면 송전탑 등 혐오시설만 뒤집어 쓰는 꼴이 되고 만다.

해법은 '생산과 활용의 조화에 있다. 생산된 전기를 지역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기사용 생태계를 구축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송전탑 민원도 해결할 수 있고 전기식민지 논란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신재생에너지 메카‘RE100 중심지도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21000억원 규모의 SK 투자계획도 송전설비 및 전력계통망이 지연돼 수년째 지연됐지 않은가.

현실에 맞는 재생에너지 사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AI 3대 강국에 도약하는 선결 과제다. 정치권은 지역 생산 전기-지역 내 활용의 방향성이 국정과제에 반영되고, 전력계통망도 지역현실에 맞게 확실히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통신 강국 반열에 올려놨지만 AI(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은 뒤처져 있다. 나태하게 대응해 온 탓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AI반도체 설계와 제조, 그 핵심인 재생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확실히 구축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