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설명하는 등 정해진 의제 없이 국정 전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회동은 낮 12시부터 1시45분까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했으며,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저는 가능하면 많이, 빨리 뵙자는 입장이어서 한번 뵙자고 했다. 다른 야당들도 한꺼번에 보자는 요구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밀도 있게 말씀을 들으려면 따로 뵙는 게 좋을 것 같아 서둘러 뵙자고 부탁을 드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야 지도부를 향해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G7 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G7 회의는 의외로 많이 환대를 받았다. 국제적으로 관심이 꽤 많은 상태였는데, 우리 입장에선 대한민국의 모든 혼란상이나 위기 상황이 정리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7이 관심을 가진 소위 민주주의의 가치나 회복력 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많은 정상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현재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우리가 대외 문제 관련해서는 잘 조율해 가며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문제에 대해서도 일상적으로 좋은 의견을 많이 주시지만, 이런 자리에서 따로 말씀을 주셨으면 좋겠다"며 "최근뿐 아니라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웠다. 국민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의 바탕이 되는 안보, 외교 상황도 한번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에 우리가 추경안을 집행해야 하는데, 정책에서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며 "다른 의견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감하면서 가능하면 신속하게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겨냥, "김 후보자 검증 내용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으며, 검증에 임하는 태도 역시 부적절하다"며 검증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회동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제기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가족 신상까지 다 문제 삼는 분위기 때문에 능력 있는 분들이 입각을 꺼린다"는 취지로 고충을 설명했다고 우 정무수석은 설명했다.
여야 간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는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의 입장을 경청하면서 "이는 국회에서 여야 간 잘 협상할 문제"라고 했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우 수석은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송 원내대표에 경제분야에 대한 몇 가지 문제를 질문했고, 송 대표는 실업급여 문제나 코로나 시절 부채 문제에 대한 본인의 여러 생각을 설명하기도 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대선 시기 양 후보 측의 공약 중 공통된 부분은 이견없이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관심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우 정무수석은 "오늘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격의 없는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 서로 의미를 부여했다"며 "앞으로도 이런 만남을 자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