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방사님께 해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저의 건강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로 어제 아내랑 동네 맨발 걷기 산책로에서 한 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앞으로 구급차에서 뵙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김제에 사는 30대 시민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7만 건이 넘는 관심을 받으면서 후기 글을 올렸다.(2025년 6월 20일 자 5면 보도)
지난 4월 글쓴이는 급체한 듯 속이 불편하고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껴 119에 신고했다.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사는 심전도 검사를 통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글쓴이는 '변이형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소방사의 발 빠른 대처에 곧바로 혈관 확장 약물을 투입해 응급 상황은 피했다.
해당 글에 등장하는 소방사는 지난 2022년 1월에 임용된 김제소방서 교동119안전센터 고하은(29) 씨다.
고 소방사는 지난 21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보다 뛰어나신 분들이 많은데 제가 뉴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 신기하다. (댓글도 다 읽었는데) 칭찬이 많아서 부끄러웠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를 이송하고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전화했다. 고 소방사는 단순 감기나 기력 저하가 아닌 경우 상태 확인 차 일주일 가량 지나 전화를 하고 있다. 환자가 걱정되기도 하고, 상태는 어떤지, 본인이 생각한 증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따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본인이 정해 놓은 지침에 따라 추후 연락을 통해 증상을 확인한 것이다.
글쓴이는 이러한 '생명의 은인' 소방사에게 장문의 편지와 30만 원 카페 선결제로 감사함을 전했다. 고 소방사가 3년 동안 소방사로 일하면서 개인적인 감사 편지와 선물을 받은 건 처음이다. 카페 선결제는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행법상 공직자 금품 수수이 제한돼 있기도 하고, 금액도 컸다. 그리고 사실 저희가 뭔가를 바라고 환자를 이송하는 건 아니다 보니 환자분에게 너무 감사하지만 돌려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선물을 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저희에게는 너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를 기억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정말 이때 구급대원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