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향한 91세 재외동포 할머니의 편지… 군산에서 날아온 따뜻한 응답

“고향 군산이 그립습니다”…콜로라도에서 날아온 할머니의 그리움
할머니 손 편지에…강임준 군산시장, 진심으로 화답

70여 년 전 군산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현 모(91세) 할머니가 "고향이 그립다"며 꾹꾹 눌러 쓴 손편지

70여 년 전, 군산 개복동을 떠나 낯선 땅 미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한 여성. 

그녀는 어느덧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마음속에 고향을 품고 살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에 거주 중인 현 모 할머니는 지난 3월, 떨리는 손으로 한 장의 편지를 적었다. 그 편지는 군산시청으로, 그리고 강임준 시장 앞으로 향했다.

편지 속에는 14살까지 군산에서 지낸 유년 시절의 기억,  그리고 1970년대 미국으로 떠난 이민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할머니의 마음은 여전히 군산에 머물러 있다. 

편지 속 “눈물 나게 그립다”는 고백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그리고 뜨거운 애정이 진하게 배어 있다.

현 할머니는 유튜브를 통해 우연히 본 ‘군산 꽁당보리축제’에서 가수 김성환 씨의 무대를 보며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고, 강임준 시장에게 가수의 연락처를 물으며, 함께 뛰놀던 초등학교 친구들의 안부도 부탁했다.

그 편지는 강 시장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강 시장은 “머나먼 타지에서 보내주신 애틋한 사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군산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자와 관광 안내 자료를 동봉한 답장을 보냈다.

이에 감동한 현 할머니는 다시 한국에 편지를 보냈다. 

“이토록 반가울 수 없다. 우리 민족은 참 따뜻하고 정이 많다”며, 가족 사진과 콜로라도의 자연을 담은 엽서를 함께 보내왔다. 

그녀는 매일 ‘가요무대’를 보며 웃고 울고, 고향을 떠올리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된 이 아름다운 교류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고향을 잊지 않는 재외 동포의 진심과 이를 따뜻하게 받아준 도시의 마음이 만난 뜻깊은 순간이었다.

강임준 시장은 “재외 동포 한 분 한 분이 군산의 소중한 가족이자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고향에 대한 자긍심과 유대감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