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 8명이 ‘캐릭터’를 주제로 사회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정체성과 역할을 시각화했다.
관람자에게 단순한 개성이나 인물을 넘어 자신을 형성해 나가는 주체로서의 자아를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서신갤러리 별관에서 열리는 7월 6일까지 열리는 ‘CHARACT-ER’단체전은 박현진 작가의 기획으로 김의진, 김한비, 노진아, 박현진, 이길빈다, 조민지, 최혁, 한준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캐릭터’를 만화 이미지로 보지 않고, 사회 속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투영해 작품화했다. 지금까지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선택을 해왔고, 어떤 캐릭터가 되었으며 어떻게 되고 싶은지의 과정을 작품에 녹여낸다.
실제 최혁 작가의 작품 ‘호작도’는 검은 눈동자의 호랑이가 나무 기둥에 락카 스프레이로 ‘LUCK’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나뭇가지에는 행운을 상징하는 까치가 동전까지 물고 있지만, 흑백의 그림은 어딘지 스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나무 기둥에 글씨를 쓴 호랑이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놀란 얼굴을 짓는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달리 묘한 분위기의 작품은 그래피티가 예술이 아닌 낙서로 치부되는 사회적 시선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작가들은 각자의 언어와 관점으로 ‘캐릭터’를 재해석하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개념을 제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담아냈다. 전시에는 서양화, 한국화, 조형, 그래피티 기반의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빚어진 캐릭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은 전시 주제인 캐릭터를 각자의 개성과 연결해 고유의 로고 이미지도 제작했다. 로고 이미지는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주며 작품만이 아닌 요소들을 기획해 조금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구성했다. 본능적인 욕망과 타인의 시선 사이에서 감당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으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까지 나타낸다.
기획자 박현진은 이번 전시에 대해“거울 앞에서 마주한 당신의 캐릭터는 그동안 어떤 선택을 해왔고, 마지막엔 어떤 존재로 각인되고 싶은지 유추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CHARACT-ER’전시는 한옥마을에 위치한 서신갤러리 별관에서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13시부터 18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