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오는 2027년 1월을 목표로 관내 전 지역에 광역상수도를 확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익산은 광역상수도와 지자체가 수돗물을 자체 공급하는 지방상수도 시스템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익산시민 모두가 광역상수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시민 반대 등에 막혀 계획만 세우고 장기간 추진하지 못했던 익산시의 현안 사업이다. 지난해에도 토론회와 시민 공청회 등 수차례의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일부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진통을 겪어야 했다.
현재 익산의 수돗물 공급체계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호를 수원으로 공급하는 전주권 광역상수도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완주 대아저수지의 수자원을 만경강 상류 고산천에서 끌어내 자체 시설(지방정수장)에서 정수한 후 공급하는 지방상수도로 이원화돼 있다. 이에 따라 익산시에서는 10여년 전부터 광역상수도로의 상수원 일원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런데 광역상수도로 전면 전환할 경우 수도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이 불가피하다. 또 지자체가 생활용수 공급을 전적으로 공기업에 맡기지 않고, 자체 정수장을 운영하는 것이 지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방상수도 운영을 지지하는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인근 전주와 군산·정읍·김제 등이 속속 광역상수도 체계로 전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익산시에서 운영해 온 지방상수도는 취수원에서 정수장까지 이어지는 대간선수로가 농업용 개방형 수로인 까닭에 각종 오염물질 유입에 따른 수질오염 사고가 잦았고, 앞으로도 사고 발생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익산시의 광역상수도 전면 전환은 오염 우려가 큰 노후 지방정수장을 대체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결단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많이 늦어진 만큼 더 이상 사업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먹는 물’ 문제다. 향후에도 시민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급수체계 개편으로 2027년 이후 용도를 상실하게 되는 2곳의 지방정수장 시설에 대한 활용방안도 시민들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