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사망 판결은 무효!

무더위도 힘든데, 돌아가신 아버지와 오빠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받고 너무 황당하다는 내담자는, “아니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벌써 5년이 다 되어가고 오빠도 1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 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도 되느냐”며 대뜸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내담자와 함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확인하며, 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는 아는 사람인지 물었는데, 내담자는 3개월 전쯤 “오빠가 3,000만 원을 빌리면서 아버지를 보증인으로 세웠으니, 가족들이 갚아야 하지 않냐고 전화했던 사람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하였다.

일단 화가 난 내담자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권한 후 소송 중에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상속인 등 소송절차를 수행할 사람이 소송절차를 수계(민사소송법 제233조 제1항)하는 반면,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하여 선고된 판결은 무효(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34041 판결 등 참조)이기 때문에 당사자를 아버지와 오빠의 상속인들로 변경하기 전까지는 굳이 먼저 대응할 필요는 없고, 다만 상대가 당사자를 상속인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마쳐 법원에서 상속인에게 소장을 송달하면 그때 대응하면 된다고 안내하였다. 

아마도 상대는 아버지와 오빠의 사망 사실을 법원에 알리고, 상속인을 파악하기 위해 망인들의 최종 주소지를 관할하는 주민센터 등에 망인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각 기본증명서, 그리고 망인들의 상속인을 파악하여 소송서류를 송달 위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발급하여 제출하여 달라는 ‘사실조회신청’을 하여, 위 자료를 받아 당사자를 망인들에서 상속인들로 변경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할 것으로 보이고, 법원이 이를 모두 허가함으로써 당사자는 망인들에서 상속인들로 변경될 것이다.

반대로 사망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면, 신속하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속인을 찾아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여 소송당사자를 변경한 후 소송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처럼, 소송과 판결 모두 산 사람을 상대로 해야 쓸모 있음을 명심하고, 소송을 신중히 대비하길 바란다.

박형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