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암살범' 안두희를 처단한 박기서 씨가 10일 0시 10분께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7세.
정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도 부천 소신여객 시내버스로 일하던 1996년 10월 23일 인천 중구 신흥동의 안 씨 집에 찾아가 '정의봉'이라고 적은 40cm 길이의 몽둥이로 때려 살해했다. 범행 후 7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하고 "백범 선생을 존경했기에 안두희를 죽였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당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1997년 11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지만 4개월 만인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 때 사면돼 석방됐다. 이후에도 소신여객 버스 기사로 일하다가 2002년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고 부천에서 택시 기사로 일했다. 2018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정의봉'을 기증하기도 했다.
한편 안두희는 1949년 6월 26일 서울 서대문 인근 경교장인 현 강북삼성병원 자리에서 권총으로 김구를 암살했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육군형무소에 갇혔다가 감형됐다. 1951년 2월 풀려나 사면까지 받고 군에서 포병장교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