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의회 민생위기 속 자중지란, 볼썽사납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민생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기,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연히 도민들의 시선이 차갑다. 지난 15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 안건으로 상정된 예결특위 위원 선임의 건이 표결 끝에 부결됐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정 정당이 독식하고 있는 지방의회에서 예결위원 선임은 사실상 내부 조율을 거쳐 결정하고 본회의에서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내부 갈등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가 도의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예결특위 위원 선임은 원내대표가 요청하면 도의장이 그대로 추천해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는 절차를 거쳐왔는데 돌연 도의장이 자의적으로 명단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일단 부결된 예결특위 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물론 전국 각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쏟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는 지금,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 내부 갈등이 볼썽사나울 수밖에 없다. 도의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지방의회 예결특위는 지자체의 예산안과 결산안을 심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위원 선임에도 의회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일반 도민 입장에서 ‘누가 예결특위 위원에 선임되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만의 힘겨루기로 비춰질 수도 있다.

물론 도의회 운영과정에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이 무시됐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시급한 현안을 뒷전으로 밀쳐두고 집안싸움에 몰입해서야 되겠는가. 우선 이번 내부 갈등과 대립이 과연 도민과 지역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개인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일이었는지  당사자들이 냉철하게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1년 전 제12대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일 잘하는 의회, 함께 만드는 전북’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도민과 함께 민생안정·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지금은 예결특위 위원 선임보다 민생경제 회복이 훨씬 더 중요한 때다. 지역발전 현안도 산적해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예결특위 위원 선임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서둘러 풀어내고, 민생회복과 지역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