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 소외, 침해의 상징적인 자치단체라면 전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국회 상경집회, 거리투쟁, 피킷시위, 삭발투쟁 등을 할 수밖에 없었던 참 서러웠던 시절이 많았다. 정부 부처에 비빌 언덕이 없고 전북 정치권이 힘이 없어 벌어진 일들이다.
언제까지 징징 울어대야 한단 말인가. 새만금 관련 부당한 침해가 대표적이다. 2023년 9월 잼버리 부실 책임을 물어 새만금 SOC 예산을 78%나 삭감해 버렸다. 새만금 국제공항도 그때 작살났다.
지난 6월30일 전북지역 209개 단체로 구성된 새만금국제공항 조기건설 추진연합회가 전북도청 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악악거린 것도 그 때문이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은 문재인 정부 시절 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예비타당성을 면제, 추진한 국책사업이다. 그런데도 잼버리대회 이후 SOC사업 적정성을 재검토 한답시고 8개월간 중단해버렸다. 현재까지 어떠한 조치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을 뿐더러 전북 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 뭔가.
가만히 있으면 눌러 짓이기는 게 세상 이치. 동학의 후예, 정의의 고장 전북, 불의에 맞서 싸워온 저항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할 터. 들고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9개 전북지역 단체가 뭉쳐 “새만금 국제공항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신속한 착공과 공항 규모를 확대하라”고 정부 당국에 외친 것이다.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 대광법에 따른 교통SOC, 남원 공공의대 설립, 전북 제3금융중심도시 지정 등 지역 현안들이 공중에 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한이 맺혀 있다. 이런 사안들이 부지기 수이다. 그럴 때마다 또 악악거리고 징징거릴 것이다.
지금 새만금은 산단과 수변도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이차전지 기업들의 10조원 투자계획, 수변도시 1공구 9월 분양 등 이 계획돼 있다. 부지 수요가 많아지자 김관영 도지사는 당장 100만평을 추가 조성해 달라고 한국농어촌공사에 요청한 상태다.
이런 실정인데도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은 2029년 완공 목표만 있을 뿐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은 잠자고 있다. 활주로는 2,500m 밖에 안돼 연장해야 할 실정이고, 계류장 확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노선 다양화와 연관 산업 유치 역시 공항경쟁력 확보에 절실한 과제들이다.
항공서비스가 있느냐, 없느냐 여부는 지역발전을 좌우하는 커다란 요인이다. 우리가 줄기차게 신속 추진과 조기 완공을 요구하는 이유다. 팔짱 끼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전북에겐 기회다. 대통령실과 내각, 국회 지도부에 전북출신 인사 20여명이 포진해 있다. 이른바 ‘4장관 3위원장’ 막강 체제다. 이런 호기가 없다. 전북 정치권은 ‘전북발전 대전환’을 꾀한다는 사명을 갖고 미진했던 현안들을 추동시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다.
정치 지도자는 어떤 대가를 치르던 간에 완강한 자세로 목표를 달성하려고 투쟁하고 헌신하는 존재 아니던가. 좌고우면 하지 말고 뚝심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이런 호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한다.
새만금공항과 SOC, 남원 공공의대 등 여러 전북 현안과 대선공약, 국정과제들이 더 이상 거리투쟁이나 징징거리지 않고도 착근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길 바란다.
이런 진용을 갖고도 현안들을 추동해 내지 못한다면 무능한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심판 받을 수밖에 없다.
정진 (사)새만금사업 범도민 지원위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