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통합 논의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9월로 예상되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찬반단체가 총출동해 각자의 주장을 펴면서 갈등 수위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결국 판단은 완주군민이 해야 하고, 정치권과 찬반단체들은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한다. 자신들만의 주장을 고집하면서 상대편을 배척·비방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주민투표일이 가까워오면서 찬반단체간 활동이 과열 양상을 띠지 않도록 자제와 금도(襟度)를 가졌으면 한다.
1997년 통합이 거론된 이후 이번에 4번째 시도되는 완주·전주 통합은 지난해 6월, 완주군민 6152명의 서명으로 시작됐다. 현재 대통령실과 지방시대위원회의 타당성 검토를 마쳤고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권고와 실제 투표만을 남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도지사와 전주지역 정동영·이성윤 국회의원,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21일 전북자치도청에서 완주·전주 통합 추진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찬성단체들이 제안한 105개 상생발전방안을 담은 설치법을 제정해 법적 효력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윤덕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105개 발전방안에는 정부 통합 인센티브 완주에 전액 투자, 완주군민 현재 혜택 12년 이상 유지, 완주군의원 수 최소 11명·지역구 12년 유지, 통합 시청사·시의회 청사 완주 건립, 완주군민 동의 없는 혐오·기피 시설 이전 불가 등이 담겨있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주소지를 완주군 삼봉지구로 옮기고 주민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반해 완주를 지역구로 둔 안호영 의원은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한 주민투표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며 진행 중인 주민투표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희태 완주군수와 군의회는 읍면을 순회하며 통합반대 주민설명회를 갖고 완주군민의 자치권 수호와 독자성장을 외치고 있다.
완주·전주 통합은 새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과 맞물려 있다. 나아가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정치권 등 전북을 이끄는 리더들은 좀더 넓고 멀리 봤으면 한다. 찬성측은 통 크게 양보하고 반대측은 대화를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 시장과 유 군수의 TV 토론도 조속히 실시했으면 한다. 주민들 또한 냉정한 눈으로 자신들이 주인임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