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한미협상 "큰 산 넘었지만 국제 통상질서 재편 가속화...규제개선 속도내야"

"민간 발목잡기 안 돼…첨단산업 규제 '네거티브 방식'으로 대전환"
"기업 혁신과 투자 전폭적 지원...'역직구' 시장 규제 개선"
기후위기와 AI 등에 대비 "전력망 인프라 패러다임 재정비 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6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국제적 파고에 맞서 우리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는 금융·재정 분야 규제 개선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큰 산은 넘었지만, 국제 통상질서의 재편은 계속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기업의 혁신과 투자에서 비롯된다"며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같은 조치 중 하나로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일례로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기업의 물건을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에 대한 규제 개선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역직구' 시장은 여러 장애로 인해 성장이 매우 더디다"며 "반면 우리 국민의 해외 직구는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직구 시장을 넓히면 우리가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소관 부처에서 역직구 시장 확장을 위한 대책을 점검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우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가 많다"며 역직구 시장 외에도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의 발전 속도를 공공 영역이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는) 민간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된다"며 "지금은 민간과 공공 영역의 관계가 역전이 됐기 때문에 민간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꼭 필요한 금지 항목들을 정하되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다 허용하는 소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실을 향해 "신속하게 관련기구를 정비해 실질적 규제 완화가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더불어 에너지 전환과 관련, 전력망 인프라의 재정비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 현상으로 그에 따른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인 과제가 됐고, 여기에 AI 혁명 때문에 전력망 개선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이 매우 시급하게 됐다"며 "앞으로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망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전력 지형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해서 장거리 송전의 비효율성을 낮추고,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지역 주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