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일 수 있다. 지난달의 경우 작년 대비 전체적인 소비자물가는 큰 변동 없었으나 여름철이 본격 시작된 전월과 비교해 물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전주사무소가 5일 발표한 7월 전북특별자치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북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3(2020년=100)으로 조사됐다. 1년 전(114.11)과 비교해 2.0% 상승한 셈이다. 지난 1월 이후 매달 큰 변동 없이 2%대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생활 필수품 항목인 생활물가지수는 2.2%,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0.6% 상승했다. 전체적인 상승 폭이 작은 신선식품지수는 세분화해 보면 신선어개(7.5%)가 신선채소(-0.9%), 신선과실(-2.1%)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선·해산물을 포함한 신선어개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전월과 비교해서는 사정이 다르다. 신선어개·채소·과실은 각각 0.1%, 3.6%, 1.8% 뛰었다. 지난달 폭염과 열대야가 빨리 시작된 데 이어 중순에 집중호우까지 쏟아지고, 곧바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의 피해가 커진 영향이다. 출하되는 농축수산물 양은 적고 수요는 유지되면서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한 "8월 물가는 집중호우, 폭염 등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겠으나 일부 이동 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상 상황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집중호우,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과 수급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배추는 정부 가용물량 방출 규모를 전월보다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수박 등 폭염·폭우 영향을 크게 받은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집중호우와 폭염에 이어 또다시 내린 폭우로 농어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신속한 피해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 부처가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기상 영향으로 일부 품목 가격 강세가 이어져 서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 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변동성이 최소화하도록 품목별 관리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