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아까막새-박귀덕

날개도 없이 훨훨 날아

세상을 떠도는 새

날개 없이도 천 리 길 

너끈히 날아가는 새

 

날개 달아 날려 보내면

고향도 벗어나 날아다니는 새

 

푸른 이끼 내려앉은 바윗돌 같은 

방언 딱지 붙여 놓아도 

아무렇지 않게 훨훨 날아가는 새

 

말이 생명이라면 

이쁜 ‘아까막새’에 방언이란 딱지 떼어 내고

지역이란 장벽을 넘나들 수 있도록 

날개 달아 날려 보내주고 싶은 새

 

이름만 들어도 웃음 나오는 새

아까막새

 

△ “아까막새”는 방언이다. 특히 전북지역의 사람들은 단번에 알아듣지만, 타지 사람들은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은 방언이다. 이런 방언을 재미있게 풀어 준 작품이 “아까막새”다. 새는 새인데 “날개도 없”다. 이 새는 힘이 좋아서 “ 바윗돌 같은/방언 딱지 붙여” 놓아도 조국 산천을 “훨훨 날아” 다닌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 나오는 새”다. 시적 화자는 힘이 세고 사랑스럽기까지 한 “아까막새”가 “지역이란 장벽을 넘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시기’처럼 표준어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제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