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8일 광주·전남을 찾은 자리에서 호남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문제 삼으면서 전북정치권이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전남 무안군에 있는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개최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 18명 중 참석자가 절반 이하에 그치자 격노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일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선출된 뒤 열린 첫 현장 최고위였고, 정 대표가 직접 "호남의 특별한 희생을 특별한 보상으로 갚아준다"고 말한 뒤였다.
그는 당장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광주·전남 소속 국회의원들의 사유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정 대표는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참석자들을 살핀 뒤 "오늘 전대 이후 첫 현장최고위로, 전남·광주 합동 회의"라며 "그래서 광주시당위원장(양부남 의원)과 전남도당위원장(주철현 의원)은 오셨는데 (그외에) 광주·전남 소속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전북에 쏠림이 있었던 핵심 보직에 광주·전남 몫을 챙긴 당사자가 정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참석률은 제일 낮았던 것에 대한 불쾌함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광주지역 의원 8명, 전남지역 의원 10명 중 이날 현장 최고위에 참석한 의원은 광주에선 민형배·박균택·양부남 의원 등 3명, 전남에서는 김문수·문금주·주철현·권향엽·신정훈·서삼석 의원 등 6명에 불과했다. 박지원 의원은 참석 후 이석했다.
정 대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선거 전 전북을 포함한 호남지역 정치권 등 텃밭의 기강을 잡는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계파정치의 부활 대신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 집중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전북에서는 이원택 도당위원장(군산·김제·부안을)을 비롯해 윤준병(정읍·고창), 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이성윤 의원(전주을) 등 4명이 정 대표를 지지했고,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박찬대 의원을 공개 지지했다. 한병도 의원(익산을)과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은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했다.
한편 정 대표는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면서 전북·광주·전남의 균형을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호남 광역자치단체 중 어느하나 서운한 곳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다.
정 대표는 “앞으로 호남발전특위에 전북·전남·광주지역 인사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올해 안에 호남발전특위에서 호남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그 성과물을 당에 보고해 주면 그 내용을 갖고 정부와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대 설립, 교통망 확충 등 호남 숙원사업이 이 호남특위를 통해 해결됐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