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와 전주 행정통합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사이에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과 유희태 완주군수는 지난 5-7일 지역방송 3사에서 완·전통합 토론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완주·진안·무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 안호영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완주·전주 행정통합 대신 완주·전주·익산 특별지방자치단체 결성을 제안했다. 또 한쪽에서는 완주·전주 통합 대신 전주와 김제, 완주군 일부(이서·구이·상관) 통합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제 완주·전주 통합이 단순히 두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전체의 문제로 확산된 것이다. 이 논의가 기초지자체 간의 문제를 넘어선 만큼 완·전통합 찬성론자인 김관영 지사와 반대론자인 안호영 의원이 직접 나섰으면 한다. 도민들이 보는 앞에서 TV 토론을 통해 각자의 주장과 논리를 펼쳐 완주군민은 물론 도민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선명하게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세 차례에 걸친 우 시장과 유 군수의 토론은 몸이 아닌 말로 찬성과 반대 논리를 펼쳤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이들의 토론은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통합 찬성의 당위성이나 반대의 근거에 대해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선거운동에 그쳤다는 얘기마저기 나온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안호영 의원의 제안이다. 그동안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던 안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찬성론자인 김 지사를 “정책 소통이 아닌 ‘정치 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전주·완주·익산이 함께 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꺼내 들었다. 100만 명의 준메가시티로 가자는 내용이다.
완·전 통합 문제는 지난해 6월 완주군민 6152명이 서명부를 작성해 완주군-전북자치도를 거쳐 지방시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제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결정 여부만 남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10월에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주민간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출범 이후 통합 첫 사례인 완·전 행정통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지사와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TV 맞짱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지역의 갈등을 잠재우고 지역현안을 말과 논리로 호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