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집 <달리지馬>로 주목받았던 오봉옥 시인이 시집 <나비도둑>(천년의시작)을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가족과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담백하고 서정적인 시어로 풀어냈다.
“울엄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죽어라고 했던 말/기울긴 하는디,//누가 김장했다고 김치 한포기 들고 오면/이짝이 기울긴 허는디 이거라도,/고구마 두어 개 신문지에 돌돌 말아 슬그머니 내밀었지//(…중략…)//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보다 더 큰 가르침 없었지/내가 좀 기운다 생각하면 누구와 싸울 일 없지/상대를 모시는 마음 절로 생겨 배우고 또 배우게 되지”(‘기울긴 하는디’일부)
정겹고 소박한 언어로 사람살이의 면면을 두루 살피는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시집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투박하지만 깊이 있는 사유와 타자에 대한 사랑은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시집 해설을 작성한 송기한 대전대 국문과 교수는 “시인은 사랑의 소멸을 통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나를 알리고자 한다”라며 “타자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 민중성이기 때문으로 시인은 이 민중성을 초기 이후부터 계속 실천하고 싶었고, 그 열정은 지금의 경우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985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 <나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를 비롯해 웹툰 시집 <달리지馬> 산문집 <난 월급 받는 시인을 꿈꾼다> 등을 출간했다. 영랑시문학상과 한송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문학의 오늘 편집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