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승을 부리는 이상기후가 '농도' 전북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도내 14개 시·군 곳곳에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작물이 전북 농업 발전에 새로운 열쇠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북 아열대(채소·과수) 작목 재배 농가는 230명, 면적은 88.81ha(헥타르·1ha당 1만㎡)다.
재배 품목도 다양하다. 채소·특작류로는 오크라, 삼채, 여주, 공심채, 강황, 얌빈, 롱빈, 인디언 시금치, 차요테, 커피, 차나무 등이 있고, 과수로는 망고, 백향과(패션프루트), 파파야, 구아바, 바나나, 무화과, 석류 등이 대표적이다.
14개 시·군별로는 정읍시가 농가 85명, 면적 60.03ha로 가장 많았다. 완주군(42명·4.46ha), 남원시(22명·4.2ha), 김제시(12명·2.4ha), 고창군(12명·2.11ha), 무주군(12명·1.5ha)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농가 1명 이상, 면적 0.1ha 이상씩 소규모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읍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작목 전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재배되던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인 레드향 등은 정읍을 포함해 전북 내륙 지역에서도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박정현 씨가 국산 바나나 품종인 '손끝바나나'를 재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기후 온난화로 작목 전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농가가 안정적으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셀하우스 설치와 비료·농약 지원 등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학계도 아열대 작물 재배 기술과 관련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전북도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윤시원 전북대 스마트팜학과 교수는 "아열대 작물은 기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흐름이자 새로운 농업 기회다"면서 "안정적 생산과 유통을 위해 재배 기술 개발, 유통 인프라 구축, 시장 수요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북 농업은) 스마트팜과 신재생 에너지 활용으로 농업 리스크를 줄이고 기후 적응형 작물 연구, 지역 맞춤형 정책, 전문 인력 양성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예람(전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박현우 기자
※이 기사는 전북일보와 전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협업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본보 기자 1인과 학생 3명이 한 조가 되어 보도의 기획부터 취재, 기사 작성까지 실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