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번째 현대가(家) 더비를 찾아온 승리의 여신은 전북현대모터스FC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4일 포항스틸러스를 시작으로 27일 강원FC, 30일 울산HD FC까지 극한의 원정 일정을 치른 전북은 기분 좋게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게 됐다.
전북은 30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에 연달아 터진 이영재와 전진우의 골로 울산에 2-0으로 승리했다.
현재 전북은 19승 6무 3패, 승점 63점으로 K리그1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울산은 9승 7무 12패, 승점 34로 8위다. 지난해 창단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치른 전북과 3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울산의 운명이 뒤바뀐 상황이다.
전북은 단독 선두답게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전개했다.
전북은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면서 여러 차례 유효 슈팅을 만든 반면 울산은 수비에 치중하며 간간이 역습에 나섰다. 전북이 만든 유효 슈팅 대부분은 울산 골키퍼 조현우에게 막혔다. 결국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선제골은 전북의 몫이었다.
코리아컵 준결승에서 부상을 당한 강상윤을 대신해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영재가 후반 53분 골을 넣었다. 전북의 코너킥 세트피스 전략이 통했다. 코너킥 키커 김진규와 김태현이 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울산 수비진이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 뒤에 있던 이영재가 마무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전북의 추가골이 들어갔다. 후반 58분 골대 바로 앞에 있던 전진우가 김태현의 크로스를 받자마자 발을 갖다 대면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진우는 시즌 14호 골을 넣으면서 K리그1 득점왕을 정조준했다.
전북은 후반 79분 이영재와 전진우를 빼고 '게임 체인저' 이승우와 감보아를 투입했다. 후반 88분에는 티아고·김진규와 콤파뇨·이영재를 교체했다. 추가 골 없이 경기는 2-0으로 끝났다.
전진우는 경기 후 중계사와의 인터뷰에서 "체력이 아직도 100% 남아 있다. 이겨서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분위기는 정말 좋지만,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기회가 온 만큼 한 경기 한 경기를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있다. 나중에 가서 웃을 수 있게 지금 조금 더 다같이 희생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