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활용품 뒷거래까지, 한심한 전주 청소행정

전주시는 지난달 말 재활용품 선별시설 증설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시는 오는 2027년까지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인근에 189억원을 들여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재활용품 반입량 증가에 따른 종합리싸이클링타운의 처리용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2017년부터 검토된 사업이다. 그런데 전주시는 ‘예상과 달리 최근 재활용품 반입량이 하루 83톤에서 70톤으로 감소하는 등 여건에 변화가 생겼다’며 시설 증설계획을 돌연 백지화했다. 인구 감소와 시민들의 탄소중립 실천으로 재활용품 반입량이 줄어 시설 증설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재활용품 반입량이 줄어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생활폐기물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시 직영 환경관리원과 대행업체 근로자들이 수거한 재활용품을 공식 처리시설인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 반입하지 않고, 사설업체에 넘겨 금품을 받아 챙기는 뒷거래 장면이 언론에 포착된 것이다. 전주시는 논란 속에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다. 가뜩이나 전주시에서는 폐기물 처리를 놓고 시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민원이 계속되자 전주시는 지난해 쓰레기 수거체계를 권역별 책임제로 전면 변경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과 원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폐기물 처리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해야 할 전주시가 이를 방기한 것도 모자라 왜곡된 수치(재활용품 반입량)를 근거로 지원된 국비까지 반납하면서 재활용품 선별시설 증설 계획을 철회해버렸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무능한 행정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고, 시민들은 행정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전주시민들은 최근 수년간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운영 문제와 맞물려 쓰레기 대란이 반복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그리고 쓰레기 수거 체계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청소행정의 혼돈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청소행정은 시민 생활 전반과 밀접하게 연관된 공공정책이다. 폐기물 배출과 수거, 처리 등 전 과정에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청소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