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축 전북도립국악원, ‘국악 대중화 거점’ 기대

236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얼마 전 신축 개관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역할에 국악인은 물론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6년 전주시 덕진동에서 개원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국악 연수생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간 확장 및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22년 6월 건물 증개축 공사에 들어가 지난 7월 기존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신청사를 개관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관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 시설)’ 인증 심사과정에서 지적 사항이 발생하면서 부랴부랴 보강 공사를 실시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어쨌든 새로 건립된 국악원은 국악을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국악연수실을 비롯해 다목적공연장과 회의실, 그리고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기대를 모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신청사 개관을 계기로 도립국악원이 도민 누구나 쉽게 국악을 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악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도민을 위한 국악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통국악 공연과 현대적 해석이 결합된 다양한 무대를 기획해 국악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청사 개관 2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교육생들이 국악원 건물 공간 활용을 놓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교육생들을 위한 휴게공간이 마땅히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고, 공간 관리도 소홀하다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은 국악인구 저변 확대와 국악계 후진양성을 통한 국악 활성화·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당연히 교육·연수생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교육·연수 및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판소리 한 대목은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10여년 전 전주시가 역점 추진했던 ‘전주시민 한소리 하기’ 프로그램을 도립국악원 주관으로 재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국악의 고장, 전통 문화예술의 고장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인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내년이면 개원 40주년을 맞는다. 마침 신청사 개관으로 시설 노후화 및 공간 부족에 따른 제약에서도 벗어났다. 도립국악원이 국악 대중화의 거점으로 자리잡아 생활예술로서의 국악의 가치를 확대하고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