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재양성 장학숙 관장에 ‘전과 5범’이라니

‘미래를 이끌어갈 전북인재 양성’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장학숙 관장에 전과 5범의 지역 정치인이 임명됐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적절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인사검증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 의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관련 법규상 결격 사유가 없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사자의 전과 기록이 모두 10여년 전 일이어서 법률상 공무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법적인 문제는 없더라도 30년 넘게 도민의 관심과 성원을 받아온 인재양성 기관이라는 점에서 더 철저한 인사검증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인사권자가 특정인을 지명해놓고, 그에 맞춘 형식적 절차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난 1일 전북특별자치도 서울장학숙 관장으로 임명된 한희경 전 전북도의원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 총 5건의 전과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여성국장,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 말 민주당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6개월간 전북도의원 생활을 했다.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전북도의 도비 투자, 그리고 도민과 지역 연고 기업인의 성금 기탁으로 설립된 전북특별자치도 서울장학숙은 지난 1992년 개관 이후 33년째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전북지역 학생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장학숙은 수차례에 걸친 시설 증설로 정원을 늘렸는데도 해마다 치열한 입사 경쟁이 벌어질 만큼 도내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서울장학숙은 전북의 인재를 키워내자는 도민의 열망과 희망이 담긴 기관이다. 전북의 미래를 밝힐 인재양성의 요람이 되어야 한다. 장학숙 운영을 총괄하는 관장은 당연히 도덕성과 전문성, 그리고 확고한 교육철학을 갖춰 도민의 신망을 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전북의 미래와 관련되는 일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금이라도 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다시 선정해야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5번의 전과가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우리 학생들을 맡기느냐’는 지역사회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논란의 당사자도 도민 여론을 겸허하게 수용해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