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ATM기기 5년 새 23% 사라졌다···지방 금융소외 ‘심각’

전북은행·농협 ATM 감소가 가장 많아, 고창 순창, 장수 등은 한 자릿수 불과
고령층과 농촌 주민 생활 불편… 전문가 "수요자의 불편함 제대로 인식 못해"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방의 ‘금융소외’가 해를 지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점포수 감소와 함께 은행의 기본업무를 담당하는 ATM 또한 급감하면서 노인 등 금융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3일 국민의힘 추경호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별 ATM 설치현황에 따르면 2025년 7월 말 기준 전북지역에 설치된 ATM 숫자는 679개로 5년 전인 2020년 881개에 대비해 202개(-23%) 가량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전주 400개에서 308개(-23%), 익산 146개에서 100개(-31.5%), 군산 146개에서 111개(-24%) 등 주요 도시의 감소폭이 컸다.

특히 고창(7개), 순창(7개), 진안(7개), 임실(5개), 장수(3개) 등 한 지자체의 ATM 기기 숫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곳도 다수 조사됐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 ATM 기기의 감소가 가장 컸다. 전북은행은 2020년 기준 319개의 ATM 기기를 도내에서 운영했으나, 2025년 7월 기준 233개로 86개(-26.9%)가 줄었다. 농협의 경우 기존 224개에서 180개로 44개(-19.6%)가 감소했다. 이밖에 국민은행 98개에서 66개, 하나은행 74개에서 70개, 우리은행 54개에서 47개, 신한은행 48개에서 44개, 기업은행 49개에서 33개 등 산업은행(3개)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ATM 기기를 줄였다.

최근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도내에서 운영 중인 은행 점포 개수는 177개로 5년 전 194곳에 대비해 17곳(8.8%) 가량이 감소했다.

ATM 및 은행 점포가 감소함에 따라 지방 노령층의 ‘금융소외’ 문제가 대두된다. 한국갤럽의 2021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노년층의 81%는 점포 방문으로만 금융거래를 했다. 은행의 경제성 논리로 ATM 및 은행 점포를 계속해서 줄일 시 지방에 거주하는 노령층의 큰 불편함이 예상된다.

추경호 의원은 “은행지점 축소에 이어 ATM마저 빠르게 사라지면서 금융소외문제가 지역과 계층별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현금사용 비중이 여전히 높은 고령층과 농촌주민들은 생활의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점포와 ATM기기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점포 등을 줄였을때 수요자들의 불편함 등에 대해 은행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마다 비용 문제가 있다면 여러 은행들이 연합해 하나의 장소에 ATM이나 점포를 운영하는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할 필요성도 있다. 도시와 지방의 점포 수를 맞출 수는 없겠지만, 규정을 마련해 최소한의 운영 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