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행정전산망 장애 평일 첫날 현장은 '어수선'

내부망 접속 차질, 온톡, 온메일, 코리아메일도 한때 안돼 공무원들 발동동
도, 정부 연계 시스템 647개 중 251개 시스템 장애 복구 중
주민센터선 무인민원 발급기 안돼 민원인들 발 돌리기도

29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청 민원실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가운데 공무원이 민원인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김영호 기자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막상 겪고 보니 한없이 당황스럽네요”

29일 오전 9시께 전북특별자치도청 민원실.

김종식 씨(52)는 “지난 주말 정부기관 화재로 각종 전산 시스템이 마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와중에 여권 발급을 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행정전산망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 발생 후 첫 평일인 월요일부터 행정 및 민원 업무현장에서 어수선한 상황이 속출했다.

이날 전북자치도청 내부 전산망인 온나라 공문서 수·발신, 온메일과 온톡(메신저) 등은 업무 시작부터 먹통이 되면서 공무원들은 한때 발만 동동거렸다.

공무원 소현선 씨는 “출근한 직후 산적해있는 도 현안과 관련된 업무를 협의하려고 관계 부처와 소통을 시도했는데 내부 전산망이 제대로 접속되지 않아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전주시 서신동주민센터 앞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사진=김문경 기자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8시 40분께 전주시의 한 주민센터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였다.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려던 한 시민은 화면에 공지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발급 서비스 중단 문구를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신청에 쓸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기에서 발급받으려던 한 시민은 “민원 발급이 어렵나 보다”란 말을 되풀이하며 대면 신청을 하기 위해 민원실로 들어가기도 했다.

다른 시민들은 민원 신청 서류 발급을 계속 시도했으나 처리가 이뤄지지 않자 이내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주민센터 민원실 내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됐다.

시민들이 현재 무인민원발급기 사용이 가능하냐고 묻자, 주민센터 직원들은 발급기 대신 대면 업무를 통해 민원을 처리할 것을 권유했다.

이러한 상황에 시민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이모 씨(40대)는 “출근길에 무인민원발급기로 문서를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시간이 없어 잠시 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시 나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주민등록, 여권, 토지대장 온라인 발급 등은 오전이 지나 긴급 복구가 됐지만 국민신문고와 정보공개 청구, 119 다매체 신고 접수, 직불제 자격검증 등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민원 처리뿐 아니라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업무에 주로 사용하는 공직자 통합메일(코리아 메일) 등이 주말부터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정부와 연계된 정보시스템 647개 중 토지대장 온라인 발급 등 251개가 시스템 장애로 복구 중이만, 정상화 되기까지는 2주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민원 처리 지연과 공문서 발송 지체 등에 대해 도내 시·군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민원 업무 등에 있어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이를 전파하며 대민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김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