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민(山民) 한승헌 변호사 3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추모 모임인 ‘산민포럼’이 지난 30일 발족했다.
포럼은 이날 서울시 종로구 노무현 시민센터에서 발족식을 가진 뒤 이야기 마당을 마련해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포럼 공동대표에는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과 양오봉 전북대학교 총장, 장영달 전 국회의원 3명이 맡았다.
포럼의 첫 시간을 만들 이들은 한 변호사가 평생 실천해 온 민주주의와 법치, 정의의 가치를 기리는 것을 넘어 그 정신을 계승해 후대에 물려주자고 다짐했다.
포럼의 명칭도 '어려운 사람들, 서민, 민중과 함께 있으라'는 뜻이 담긴 그의 호인 '산민'을 땄다.
서창훈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자신과 한 변호사의 인연이 담긴 에피소드를 통해 고인이 생전에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전했다.
서 대표는 “제 선친(서정상 박사)과 산민 선생은 사실 사제 지간이었다”며 “몇년 간 선친께서 교편을 잡으셨을 때 제자였던 인연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현대사가 산민 선생의 삶의 역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해방과 한국전쟁, 군부독재, 민주화 이후까지 많은 분들에게 깊고 큰 울림을 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를 마냥 그리워하고 추모하기보다 우리가 선생에게 받았던 울림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데 힘쓰자”고 제언했다.
이어 역사학자 한홍구 전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 현대사와 산민 한승헌’을 주제로 강의했다.
한 교수는 한 변호사가 맡았던 분지 필화 사건, 동백림 사건, 통일혁명당 사건,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 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등 주요 변론을 소개하면서 현대사와 산민을 재조명했다.
김인회 감사원 감사위원은 ‘법률가이자 사법개혁가로서의 한승헌’을 주제로 그의 인물상과 이어나가야 할 가치를 알렸다.
2부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한 변호사와 얽힌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며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