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21년 간 372회 헌혈…헌혈 졸업한 안영산 씨

올해 70세 앞둬⋯지난달 헌혈 졸업식 진행
헌혈 이외에 헌혈 권장·예우 정책 마련 노력

안영산 씨 /전북혈액원

“헌혈은 더 이상 하지 못하지만, 헌혈 독려 캠페인에는 꾸준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정읍시 헌혈사랑터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은 20년 동안 꾸준히 헌혈로 생명 나눔의 뜻을 이어온 안영산(69) 씨의 헌혈 졸업식을 진행했다. 혈액관리법에 따르면 헌혈 가능 연령은 만 16세에서 69세로, 올해 70세를 앞둔 안 씨는 이번 372회 헌혈을 마지막으로 그간의 헌혈 여정을 마무리했다.

안 씨가 처음 헌혈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그는 친구를 만나려다 우연히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서 헌혈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안 씨는 “사고로 인해 몸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었는데, 헌혈의 집에 처음 방문한 뒤로 헌혈에 관심이 생겼다”며 “처음 헌혈을 해보니 큰 보람이 느껴졌고, 이후로는 몸 관리도 꾸준히 하면서 헌혈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이후 안 씨는 두 달에 3번 정도 꾸준히 헌혈을 실천했고, 지난 2005년부터는 직접 헌혈 이외에도 ‘정읍 헌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헌혈 문화 확산에 노력했다. 그는 “당시 회원들과 함께 정읍 헌혈 권장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시의원들에게 건의하기도 했고, 헌혈자 예우 정책 마련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목표였던 헌혈 400회를 채우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안 씨는 “아직 몸 상태도 좋고 건강해 더 헌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이 제한 때문에 헌혈을 더 못한다는 사실이 졸업식을 하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헌혈 300회를 하고 나서 꼭 400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출국 등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 목표를 채우지 못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제 헌혈은 더 이상 하지 못하지만, 안 씨는 앞으로도 시민들 사이에 더욱 헌혈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안 씨는 “수많은 이웃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제 삶의 큰 보람이었다”며 “앞으로는 직접 헌혈 대신 더 많은 시민이 헌혈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 캠페인 등 여러 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시간이 난다면 다른 사람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인 헌혈에 많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안영산 씨의 꾸준한 헌신은 생명 나눔의 귀감”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헌혈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