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현 황토현 전적지, 실제 전투 중심지 맞다"

일부 학자 황토현 전적 위치 다르다는 주장 제기
정읍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자들 역사 고증으로 반박

정읍 황토현 전적 위치고증 및 기념공간 재구성 위한 학술연구에서 신순철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정읍시

정읍시(시장 이학수)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은 23일 정읍시청에서 ‘정읍 황토현 전적 위치 고증 및 기념공간 재구성을 위한 학술연구’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연구는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황토현 전적은 실제 전투지와 다르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연구자들의 역사 고증을 위해 마련됐다.

앞서 왕현종 연세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2024년 5월31일 한겨레신문 인터뷰를 통해 일제 때 사료를 근거로 동학혁명 황토현과 만석보 터가 현재 위치와 다르다는 주장을 제기했었다.

왕 교수에 따르면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근대사 편찬주임 다보하시 기요시가 1934년에 열흘동안 충남과 전남북 일대 동학농민혁명 유적을 답사하고 작성한 '충청남도 전라북도 사료채방복명서'를 발견했으며, 현 황토현전적지에서 1∼1.5km떨어진 곳에 황토치가 쓰여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특히 왕 교수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국가유산청은 올해 정읍시가 요청한 황토현 전적 종합정비계획 사업비 5억원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읍시와 재단은 다수 연구자의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반론하고, 검증된 역사 자료를 통해 황토현 전투의 실제 전개 양상과 현재 위치를 고증했다.

학술연구에는 동학농민혁명 연구자, 전문가, 국가유산청 및 전북자치도와 정읍시 관계자, 동학단체,유족,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3명의 주제발표와 6명의 종합토론을 통해 실제 전투지의 역사 현장을 고찰하고 기념공간의 올바른 정비 방향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주제발표에서 정수환 서울대 연구원은 ‘황토현 전투의 전개 과정과 전투지의 위치 고증’을 통해 관군과 농민군의 전투 흐름·이동 경로 분석과 고지도 및 지형자료 연구를 근거로 현 황토현 전적의 위치가 실제 전투의 중심축과 부합함을 실증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조광환 동학역사문화연구소장은 ‘정읍 황토현 전적의 기념사업 추이’ 발표를 통해, 1963년부터 지난 60년간 다양한 주체에 의해 추진돼 온 기념사업의 전개 과정과 현재 남아있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시설 현황에 대해 심도 있게 고찰했다.

백진 서울대교수는 ‘정읍 황토현 전적 공간 재구성 및 기념공원 연계 활용 방안’에서 현재 기념공간의 미흡한 구성과 역사적 전달력의 한계를 지적하고 황토현 전적과 기념공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미래 정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이학수 시장은 “황토현은 동학농민군이 조선 관군을 최초로 대패시킨 역사적 승전지로서 동학농민혁명의 상징이다" 며 “이번 학술연구로 정확한 위치가 고증된 만큼,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해 정읍이 ‘혁명의 도시’로서 위상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