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에코시티에 수년간 흉물로 방치돼 있는 국방부 소유의 옛 기무사 부지 활용 방안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 중심부에 위치한 옛 전주 기무부대 부지는 지난 2018년 국군 기무사령부가 해체되면서 남겨진 약 3만8000㎡의 금싸리기 땅이다.
당초 전주시는 국유지인 이 땅을 국방부로부터 무상 양여받아 도시공원과 주차장 등 시민 친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후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을 이곳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하지만 국방부가 이 땅을 지자체에 매각·교환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전주시의 부지 활용 계획은 큰 벽에 가로막혔다. 부지 활용 방안을 세워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전주시는 당장 뚜렷한 대책이 없다. 막대한 예산이 문제다. 신도시 개발로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현재 시세는 약 400억원에 달한다. 이미 6000억원의 빚(지방채)을 안고 있는 전주시의 재정상태에서 부지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전락한 데다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고, 청소년 탈선이나 범죄 소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는 국유지 무상양여를 통한 공공 활용이 답이다. 전례도 있다. 광주 기무사의 경우 지난 2005년 부대를 31사단으로 이전하면서 국방부가 매각을 추진하다가 시민사회에서 강력 반발하자 2014년 광주시와 무상양여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광주시가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사시설은 국가가 군사 목적으로 국민의 땅을 빌려쓴 것이다. 특히 기무사는 국민의 개혁 요구에 따라 해체된 만큼, 지역 주민의 품에 그 부지를 돌려주는 게 맞다. 늦은 감이 있지만 국방부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주시에 부지를 무상 양여하거나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로 지정해 효율적인 활용·개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주시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함께 국방부와 공식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 합의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더 이상 이 금싸라기 땅을 흉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