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마음과 발랄한 상상력이 몽글몽글

삼계초등학교 동시집 ‘삼계 친구들 동시놀이터’ 맑고 투명한 시선으로 쓴 동시 80여 편 수록

삼계초등학교 동시집 ‘삼계 친구들 동시놀이터 

“떠나요/우주에 있는 해왕성으로//따라와요/우주복 입고/우주로 떠나요//부릉부릉/ 무지개 자동차를 타고/우주로 가요/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이 동시의 제목은 ‘빨간 자동차를 타고’이다. 삼계초등학교(교장 이수연) 동시집 <삼계친구들 동시놀이터>(다詩다)에 실린 엄태양 학생의 글이다. 해왕성으로 떠나는 무지개 자동차에 올라탄 화자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들어앉는다.

“뭉게구름은 포근해/ 새털구름은 부드러워/ 강아지 토토탱구처럼/ 포근하고 따뜻해/ 구름을 안아보고 싶어”(허시은 ‘구름’). 포근하고 따뜻한 구름 위로 포개지는 마음은 어떤 걸까 상상해본다. 이처럼 아이들의 애정 어린 시선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뻗어나가 우리 눈앞에 믿음직한 세계를 펼쳐놓는다.

삼계초등학교 학생 17명 자화상.

동시집 <삼계 친구들 동시놀이터>에는 꼬리치며 다가와 상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동물들과 아이들의 호기심이 범벅인 동시 84편이 담겼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김헌수 작가에게 동시 쓰기 수업을 받은 삼계초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학생들을 지도한 김헌수 시인은 “동시는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일이며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로 꺼내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며 “삼계초 학생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꼬마 시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삼계초등학교 동시집 ‘삼계 친구들 동시놀이터’ 내지

삼계초 학생들은 과하게 꾸밈말을 넣거나 의미를 과장하지 않는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지만 깊고 느린 여백으로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했다. 맑고 투명한 문장과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그림은 성인이 보고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래서 어떤 글들은 간결하고 솔직해도 괜찮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바퀴가 굴러가요/ 풀잎들이 흔들려요/ 내 마음도 하늘을 날아요”(엄태준, ‘자전거 타고 가는 길’)처럼 직관적이어서 가슴 깊이 와 닿는 아이들의 마음이 진한 울림을 준다.

삼계초 이수연 교장은 “학생들이 문학과 예술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며 “아이들의 감성과 재능을 키우는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