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아주 변칙적인 불꽃-최지안

난 모든 너를 들고 자랑한다

이것은 종종 나였으며,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앞으로네

 

방 모퉁이의 Marshall 스피커 엘피판은 무언가를 몸에 품고

아주 변칙적인 자국을 보여준다

 

대단한 너, 레코드판에 욱여넣은 모든 너

 

누군가 신성한 LP에 둥근 손톱자국을 둘러 묻혔네

저것도 돌아오며 아픈 시작과 끝점을 가졌겠어

 

한 바퀴로 맺어지는 손을 보았다

그러나 불가능한 시계 놀이

 

툭 떨어지는 레코드 바늘, 반복됨, 판을 깊게 긁다 안쪽에 묻는

 

△세상의 모든 흔적은 “아픈 시작과 끝점을 가졌”을까? 그래서 평범한 손톱조차 “아주 변칙적인 자국”을 남기는 것일까? “종종 나였으며,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앞”을 담은 “엘피판” 음반에는 노래조차 골이 져 기록되는데, 이 “신성한” 기록에 묻어있는 “둥근 손톱자국”은 얼마나 많은 “아픈 시작과 끝점”이 골이 져야 비로소 곡조를 이룰 수 있을까? “레코드판에 욱여넣은 모든 너”는 마침내 “모든 앞”을 걸어볼 수 있을까?/ 김제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