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아파트값, 지방 8개 도 중 ‘최고 상승’…11월 한 달 0.27%↑

전주와 남원 중심으로 임차 수요 유지되며 전세가격도 상승 다만 익산, 정읍, 군산 등은 하락세가 지속돼 지역 간 온도 차 전문가들, “인구·수요 기반과 지역경제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클립아트코리아.

전북 아파트 매매가격이 11월 한 달간 지방 8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북은 11월 마지막 주 0.07% 오르며 11월 전체로는 약 0.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방 8개 도 평균 상승률이 0.01% 안팎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전북의 상승 속도가 두드러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남원시의 강세가 가장 눈에 띈다. 남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마지막 주 0.23% 상승하며 도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주시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덕진구는 0.21%, 완산구는 0.20% 올라 전북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전주 주요 단지는 여의·만성 생활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익산(-0.16%), 정읍(-0.20%), 군산(-0.02%) 등 일부 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돼 도내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북 전체 평균은 상승했으나 시·군별 회복력에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전세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북 전세가격은 11월 4주 0.05% 상승하며 직전 주(0.06%)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 8도 가운데 경남(0.06%)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매매와 달리 전세가격은 도내 모든 지역에서 일관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전주시와 남원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 전북의 상승세는 수도권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지방 시장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11월 마지막 주 0.18% 오르고 경기·인천도 각각 0.08%, 0.02% 상승하는 등 수도권 중심의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 8개 도 대부분이 보합권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원은 전북의 상승 배경으로 전주·남원 등 일부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 교통 접근성 확대,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꼽고 있다. 최근 전주에서는 대단지·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남원 월락동 일대는 생활 인프라 개선과 신축 선호 현상이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승 폭이 크더라도 거래량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시장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급 부담도 변수다. 전북은 올해 들어 준공 후 미분양이 1500가구를 넘는 수준까지 증가해 공급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미분양 조정 여부에 따라 향후 가격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남원·전주를 중심으로 한 회복 흐름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려면 인구·수요 기반과 지역경제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