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 “철학이 망치로 세상 깬다면, 디자인은 ‘질문’으로 세상 연다”

리더스아카데미 12기 10강 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

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가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철학이 망치로 세상을 깬다면, 디자인은 ‘질문’으로 세상을 엽니다”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2기 2학기 열 번째 강의가 지난 2일 전북일보 본사 2층 화하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는 ‘변화의 시대를 마주하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현대사회의 디자인의 중요성과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대해 공유했다.

김현선 대표는 공공디자인 색채 전문가이다. 장소에 관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문으로 제품 브랜딩과 공감 브랜딩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는 먼저 세종대왕이 만든 해시계 앙부일구를 예를 들며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대중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디자인이 주는 의미에 대해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디자인은 항상 왜를 던지며 출발하고 우리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며 “디자인은 더 이상 산업이나 문화의 하위 개념이 아닌 복지, 도시, 기술, 외교, 환경을 관통하는 국가의 전략언어이자 실행방법이다”고 제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방시대가 직면한 문제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가 지방시대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화두”이라면서 “이제 지역은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와 창조의 주체가 되어야 성공을 할 수 있다. 문화의 힘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은 돈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기업의 이윤에 들어가는 것이고 문화로 인해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평했다.

김 대표는 문화를 통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역사, 사람, 공간 사이의 맥락을 연결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서사와 일상을 초기 디자인에 반영해 복원을 한 경우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단순한 물리적 복원만 진행해 주변의 숙박업소들을 없애지 않았던 복원은 지역사회와의 관계성 회복에 실패했다. 디자인으로 문화를 만들 때는 이러한 것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디자인이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장식에 불과하다”며 “디자인은 두 개의 심장으로 하나는 인간의 내면을 향해 감성을 어루만지고 다른 하나는 시대의 변화를 위한 혁신을 뜻한다. 디자인은 감성적 언어이자 사회적 변화에 따른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