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나타나고, 밤 굴러가고⋯'인구 2만' 도시의 유쾌한 반란

전북 14개 시군 중 일부 지역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축제 마련 진안 ‘마이돌깨비난장’·순창 ‘동계밤올림픽’ 등 신선한 시도 ‘눈길’

 지난달 8~9일 진안 마이산 남부 금당사 공원 일원에서 소원 돌탑 쌓기 전국대회와 마이돌깨비난장이 열렸다. 진안군 제공

전북 14개 시군 절반이 인구소멸지역 고위험으로 분류된 가운데 인구 2만 명대 군(郡) 단위에서 축제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 각 군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축제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진안 마이돌깨비난장, 순창 동계밤올림픽이 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수는 진안군 2만 4161명, 순창군 2만 6822명이다. 2곳 모두 지방소멸 위험 지수(호남지방통계청)가 각각 0.14와 0.17로,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한다. 작은 지역이지만, 재미난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달 8일부터 9일까지 진안 마이산 남부 금당사 공원 일원에서 소원 돌탑 쌓기 전국대회와 마이돌깨비난장이 열렸다. 진안과 마이산이라는 자원을 활용해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체험형 축제다. 마이산의 정기 받은 돌을 쌓고, 전통놀이를 재해석해 즐겨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진안군은 하루에 1만 명씩, 이틀간 총 2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진안군 관계자는 “진안군 하면 마이산 탑사가 유명하다. 마이산은 원래 돌산이기도 하고, 왠지 돌도깨비가 숨어살 듯했다. 돌도깨비라는 말이 어려운 듯해 쉽게 ‘돌깨비’라는 말을 만들었다”며 “진안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축제라는 평가를 많이 받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순창 동계밤올림픽. 연합뉴스(순창군) 제공

오는 6일에는 순창 동계면 용궐산주차장 일원에서 순창 동계 밤 올림픽이 열린다. 평소 알이 크고 맛있기로 유명한 동계 밤을 활용한 축제를 개발한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5종 경기(컬링, 볼링, 골프, 다트, 부루마블 등), 대형 군밤 체험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축제를 기획한 순창발효관광재단 관계자는 “축제를 고민하다가 동계, 동계 올림픽이 떠올랐고, 그렇게 동계 밤 올림픽이 탄생했다. 이전에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도 했고, 이제 동계면에서 열리면 좋곘다고 생각했다”며 “올해는 실험적으로 해 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내년부터 개선해 나가면서 동계면 대표 마을축제로 만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올해 8개 읍·면을 대상으로 특화 콘텐츠를 뽑고, 축제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 마을축제가 있던 3개 읍·면에는 전문 컨설팅을 제공했다.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지난달 22일에 열린 2025 순창 쌍치 알콩달콩 축제다. 동계 밤 올림픽에 이어 순차적으로 다른 읍·면에서도 축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사실 순창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일 텐데,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 출범 3년 차인 재단에서 관광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있을지 고민했다. 생활 인구를 늘려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게 축제였다”며 “쌍치면에서 처음 시작했는데, 콩이 유명하다. 콩과 연결해 50년 이상을 산 부부 11쌍을 대상으로 금혼식을 열었다. 하루에 총 1100명이 방문했는데, 이중 외지인이 80%였다”고 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