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민선 9기 전북특별자치도사를 향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의 초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했다.
이번 도지사 경쟁은 전주시장 출신이나 현역 지사가 초반부터 초강세를 보이는 지난 선거들과는 다르게 모든 후보군이 현역 선출직으로 구성되면서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사 후보군도 빠르게 확정돼 김관영 전북지사·안호영 의원·이원택 의원·정헌율 익산시장의 4자 구도가 형성됐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도 후보를 낸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내년 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벌써부터 4인방의 견제와 자기홍보 강도는 강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의 캐릭터 구축에 힘을 쓰는 모양새다.
김관영 지사는 최근 <김관영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고, 자신의 민선 8기 서사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김 지사의 측근들은 현역 지사가 출판기념회를 생략한 점과 그의 책이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도전자들의 네거티브에도 김관영은 전국에서 주목하는 광역자치단체장이라는 논리다.
또 일각에서 오는 실패에 대한 비판은 그만큼 자신이 ‘도전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오는 흑색선전으로 보고 있다.
이 프레임은 이번 도지사 선거의 핵심으로 ‘실패한 도지사’라는 도전자 3인의 공세에 ‘실패하지 않는 게 더 비겁하고 위험한 정치이자 도지사’라는 반격이 예상된다.
리턴매치를 준비하는 안호영 의원은 3선의 중량감과 국회 기후노동위원장이라는 정치적 커리어를 강조하면서 도내 주요 각종 현안에 대해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실제로 그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북 10조 원 시대의 주역에 자신을 위치시켰다.
안 의원실은 자료에서 “전북 예산 확보를 위해 대통령실, 기획재정부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부처는 물론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까지 직접 만나고 수차례 통화하며 전방위적인 예산 협의를 이어왔다”며 “이러한 안 의원의 활동과 전북도의 지속적인 건의, 전북 국회의원들의 단일한 대응이 더해지면서 전라북도는 마침내 국가예산 10 조 원 시대를 개막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음 날에는 토론회를 열고 “송전탑 갈등, 에너지 구조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지산지소 중심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반대 입장에서 ‘숙의’로 방향성에 변화를 줬다.
이원택 의원은 전북이 주도하는 그림을 기본 슬로건으로 삼고, 강력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강점인 소박함을 내세워 ‘이원택을 빌려드립니다’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은 새만금과 농어촌 어젠다를 중심으로 자신의 업적과 능력을 어필하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현직 기초단체장으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 등이 익산을 방문한 사실을 자신의 정치적 중량감으로 연계시키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지역은 물론 일부 중앙언론도 누굴 선호하는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 경제지 등은 김관영 지사의 리더십에 주목한다고 했으며, 다른 지역언론은 이원택 의원의 행보에 큰 의미를 담아 보도했다.
서울=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