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감성의 힘⋯전오영 작가 서평집 ‘사유의 여백’ 출간

여백의 미학과 경계적 실존의 사유를 담아 새로운 영감 전해

‘사유의 여백' 표지/사진=교보문고

인간 존재의 이유를 사유와 감성, 서정에서 찾는 전오영 작가가 서평집 <사유의 여백>(수필과비평사)을 펴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발간된 이번 책에는 ‘여백이 곧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관통한다.

전 작가는 이번 서평집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바쁜 일상 속 독자를 텍스트의 세계로 이끌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성형 AI의 출현은 인간의 고유 영역을 뒤흔들고 있으며, 기술의 빠른 진화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게 한다”며 “인간의 이유는 결국 텍스트로부터 비롯한 사유와 감성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 산업사회 속에서 인문학이 주변부로 밀려나고,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면서 인간의 사유와 감성은 점점 소외되고 있다”며 “그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손바닥 수필·손바닥 동시의 유행, 소설·평론 분량 축소 등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 작가는 진단한다. 그는 이번 서평집 역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손바닥 서평’이라 명명했지만, 모든 글을 일률적으로 짧게 구성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총 40편의 서평으로 구성된 이번 책에서 전 작가는 바쁜 일상에 놓인 독자를 사유의 확장과 감성의 환기로 이끄는 ‘읽기의 실천’을 보여준다.

배귀선 문학평론가는 표사에서 “짧으나 짧지 않은 전오영의 비평적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경계적 실존으로서의 평평한 존재자를 만나게 된다”며 “무규정의 낭만과 유동의 미학이 그의 사유 원류”라고 평했다.

문신 시인은 “이번 서평집은 전오영 작가의 두 번째 행성”이라며 “동서양 문화 속에서 마주한 치열한 고독이 책에 스며 있으며, 읽기와 쓰기 사이에서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세계는 유동하고 그 변화의 내부에는 비활성적 여백이 존재한다. 그 여백이 곧 희망이라 느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읽어주시길 바라며, 책에 소개된 텍스트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유·감성·서정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안 출신인 전오영 작가는 군산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리토피아’ 신인문학상과 『수필과비평』을 통해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아르코문학창작지원금’ 수혜 수필집 <노을 공채> 등이 있다. 현재 그는 부안교육지원청과 학생교육문화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