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으로 날아오르길

최형열 전북도의원

전북도민에겐 새만금이란 애증의 대상이다.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킬 희망이 되고자 했으나, 더딘 개발과 잦은 계획 변경으로 희망고문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1987년 정부가 ‘새만금 간척 종합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만금의 역사는 시작됐지만, 현재 전체 공정률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태로 그 끝이 언제일지는 며느리도 모르는 일이 되어버렸다.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를 받으며, 새만금 개발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와 쇄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개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확실한 실현과 속도라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말보다는 성과로, 정치적 구호보다 경제적 실체를 추구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전북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역대 정권이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던 것처럼 새만금 사업의 막힌 맥을 뚫고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가 통 큰 결단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

필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조성계획을 취소하고 새만금에 삼성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전북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송전선로 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미래산업의 성장동력 확보, 이재명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토균형발전 추진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기 위해 호남과 동해안 등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장거리 고압 송전선로가 추진되고 있는데,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여러 지역 주민의 환경・생활권 침해 등의 문제로 국가적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대한민국은 오랜 기간 수도권 1극 체제로 인구・자원 집중, 지방 소멸, 도시 문제가 매우 심각한 데,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으로 집중하겠다는 것을 1극 체제의 확장으로 대한민국을 망치는 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공장과 100개 이상의 협력기업에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량은 16GW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초고압 송전선로를 세워 전국에서 전기를 끌어모아도 ‘전압안정도’ 문제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반면, 새만금은 반도체 산업에 필수요소인 풍부한 물이 있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없으며, 지역 주민의 반발 역시 없다. 최적의 입지가 아닌가? 특히, 삼성은 과거 새만금 투자를 약속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삼성반도체 공장의 새만금 유치는 지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이 할 수는 없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엄청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새만금을 전북도민의 희망고문을 넘어 진짜 희망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지역 타운홀 미팅이 내년으로 미뤄져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새만금을 RE100 국가산단으로 지정하고 삼성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새해에 도민께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최형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